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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해 대확산… 제주 인구당 발생률 전국 최고
지난 23일 기준 도내서 444명 확진 역대 최다
인구 10만명 당 발생률 65.61명 평균 대비 2.5배
초·중·고교, 어린이집 등 27곳 집단 감염 분류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4. 07.24. 17:51:26
[한라일보] 제주지역에서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급성 호흡기 감염병인 백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며 인구 10만명 당 발생률이 전국 최고치로 치솟았다.

24일 질병관리청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들어 제주에서 발생한 백일해 환자는 지난 23일 기준 444명이다.

이는 백일해 환자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역대 최다 발생으로, 예년에 비해서도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도내에선 2019년 12명, 2020년 1명이 각각 백일해에 감염됐고, 2021년과 2021년에 환자가 없다가 2023년에 다시 1명이 감염했다.

백일해는 제2급 법정 호흡기 감염병으로 처음엔 기침과 콧물 등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해 갑자기 짧게 여러번 기침하는 '발작성 기침'으로 진행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백일해에 감염되면 폐렴 등으로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백일해는 주로 기침을 할 때 튀어나오는 비말을 통해 전파되며 면역력이 없으면 환자 1명이 12명에서 17명까지 감염시킬 정도로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제주에서 백일해 환자가 급속도로 번지기 시작한 시기는 올해 6월이다.

올해 3월 도내에서 2명이 백일해에 감염된 후 지난 5월까지 전체 환자 수는 4명에 머물렀지만, 6월 들어 1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대유행의 조짐을 보였다. 이어 이번 달에만 332명이 감염돼 환자 수가 3배 가까이 불어났다.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에 제주지역의 인구 10만명 당 백일해 발생률은 65.61명으로 치솟았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전국 평균은 26.47명이다.

집단 감염도 속출하고 있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제주지역 초·중·고등학교 26곳, 어린이집 1곳 등 모두 27곳에서 환자 사이 역학적 연관성이 인정되고, 확진자 수가 2명 이상인 집단 감염 사례로 분류됐다.

또 학교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이어지다보니 도내 전체 환자의 대부분인 87%가 10세 이상 19세 이하의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급격한 확산세의 원인으로 계절 특성상 실내 환기가 어려운 점, 코로나19 이후 자연 면역력이 떨어진 점 등을 꼽았다.

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창문을 닫은채 에어컨을 켜고 지내다보니 바이러스가 실내에서 빠져 나가지 못하고 확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하면서 평소에 걸리기 쉬웠던 전염병에 감염되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히려 이런 상황이 자연 면역력을 떨어뜨리면서 이번 같은 대유행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백일해 환자는 항생제 치료를 받은 경우 5일 간 격리해야 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기침이 멈출 때까지 3주 이상 격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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