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n라이프
[이책] 늙음을 경계하는 지혜, 나이 듦에 대한 깊은 통찰
소노 아야코의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입력 : 2024. 09.20. 03:00:00
[한라일보]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책읽는고양이 펴냄)는 일본의 작가 소노 아야코가 나이 듦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낸 책이다. 시부모와 친정 어머니, 세 명의 노인과 생활하며 저자가 평소 기록해온 늙음을 경계하는 글이 엮였다. 원서명은 '계로록(戒老錄)'으로, 1972년 일본에서 처음 출간됐다. 저자의 나이 마흔에 출판된 이후 51세와 65세 때 수정·가필돼 출간되며 꾸준히 독자와 만나왔다. 그래서 책엔 세 개의 서문과 세 개의 후기가 담겼다.

2004년 국내에서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는데, 발간 20주년을 맞아 최근 리커버판으로 다시 출간됐다. 그 사이 독자층의 세대교체를 고려해 문장을 전체적으로 수정하고, 보다 경쾌하고 밀도 있게 다듬어졌다.

책은 고독감과 자괴감에 빠져들지 않고도 얼마든지 타인과의 어우러짐 속에서 멋진 노년을 보낼 수 있음을 말해주며, 이를 위해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담고 있다.

출판사는 책에 대해 "늙음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거나 좀 더 구체적인 노화 방지책을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쉽게 만나기 힘든 조언자와 같은 책으로, 나이 듦을 쿨하게 받아들이고 여유롭게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소개했다.

크게 3부로 구성된 책은 노화에 대한 자각 포인트와 늙음을 경계하는 지혜를 짚어준다.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면 늙음을 자각할 것',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인사치레는 포기할 것', '교제 범위나 매너를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지 말 것', '칭찬하는 말조차도 주의할 것' 등에서부터 소소하게 '짐을 들고 다니지 말 것',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물건을 줄여나갈 것', '저녁에는 일찌감치 불을 켤 것' 등등이다.

1부 '엄중한 자기 구제'에서는 풍부한 경험으로 무르익어야 할 노인의 내면이 오히려 뻔뻔스럽게 되는 원인을 '어른다움과 자립의 상실'이라는 마음 태세의 문제로 접근하고, 2부 '생의 한가운데에서'에서는 일상에서 늘 겪는 소소한 상황들 속에서 반짝반짝 생기를 더해줄 사례를 보여준다. 마지막 3부 '죽음을 편안하고 친숙하게'에서는 젊음과 마찬가지로 늙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함은 물론, 어떻게 하면 죽음을 긍정적이고 행복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전한다. 오경순 옮김. 1만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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