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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의의 문연路에서] 성범죄·관계 폭력 피해지원 제도 절실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24. 09.24. 01:20:00
AI 활용 불법 행위 확산
도내 딥페이크 피해 5건

교제폭력 상담 크게 늘어

[한라일보] 사회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범죄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몇 년 전 N번방 사건으로 온라인 매체를 이용한 성범죄가 과거와 매우 다르고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자각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딥페이크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등을 조작하거나 생성해 불법적으로 영상물까지 만들고 유포시키면서 디지털 성범죄는 상상을 초월해 가고 있다.

작년 제주에서도 고등학교에서 불법 촬영에 의한 성범죄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었고, 올해도 중학생에 의한 불법 촬영문제가 또 나왔다.

올해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딥페이크 성범죄는 5건이 발생했고, 피의자 8명 중 5명은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범죄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긴급전화 1366 제주센터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접수된 교제폭력 상담은 229건으로 지난해 110건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존 제도나 법률 밖에 성범죄나 가정폭력 상황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데이트폭력의 경우, 연인 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성관계 영상이나 노출 사진 혹은 그 외의 사적 관계에서 알게된 것을 이용해 감정적 조작, 통제, 위협을 가하는 가스라이팅 피해까지 발생한다. 이런 경우 과연 일반 폭력 피해와 성폭력 범죄로 규정하고 복합적인 피해자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연인관계가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관계에서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괴롭힘이 이어졌을 때 폭력 피해와 스토킹 범죄로 접근해 피해자를 지원할 수 있지만 제도적 한계로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이렇듯 날로 교묘해지는 디지털 성범죄나 관계 폭력 등은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2, 3차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거나 제도의 사각지대로 피해자로 보호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렵고, 피해가 드러나도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성범죄가 많아지고 관계 폭력이나 복합 폭력 피해가 점점 늘어날 것이다. 특히 디지털 문화에 빨리 노출되는 젊은 세대들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서 범죄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제도는 현상을 뒤따라갈 수밖에 없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사회적 윤리와 공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다양한 개인 관계에서 인권침해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나 의회에서 늦더라도 지속적인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결국, 성범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책임이다. 끊임없는 예방 교육과 법적 제도 정비, 복합 피해에 대한 지원체계 강화, 사회적 인식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 <강성의 제주도의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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