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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억원 들여 마사회 장학관 매입? 재정 어려운데.."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22일 제주도 제출 동의안 심사
"탐라영재관 팔아도 500억 이상 더 소요… 재원 마련 어떻게?"
사업 필요성 공감에도 도 재정 상황 고려해 효과 분석 주문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4. 10.22. 16:59:54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박호형 위원장과 송창권 의원.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제주자치도가 2028년까지 1200억원을 들여 서울시 용산구 한국마사회 장학관 건물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에 대해 재정 여건 분석이 안일하다는 지적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뿔뿔이 흩어진 서울 주재 제주 기관을 한 데 모으고 노후화한 탐라영재관 이전 장소로 활용하겠다는 제주도의 구상에 공감하면서도 열악한 재정 상황을 감안해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앞서 제주자치도는 한국마사회 소유의 장학관 건물을 매입해 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 체결 동의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모두 25층(지하 7층·지상 18층, 연면적 1만8213㎡) 규모의 장학관 건물을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일부 층을 임대해 쓴 뒤 2028년에 건물 전체를 매입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 협약이 체결되면 한국마사회는 건물 매각 시에 제주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

제주도는 이를 매입해 제주 기관의 통합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제주도 중앙협력본부를 비롯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종로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영등포구), 제주경제통상진흥원(서초구), 서울 제주도민회(강서구) 등 7개 기관의 서울 사무소를 한 데 모으겠다는 것이다.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제주 출신 학생들의 기숙사인 탐라영재관 이전도 예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울의 서쪽 끝자락인 강서구에 위치한 현재의 지리적 한계를 해소하고 노후화된 시설 개선의 효과도 거둘 것으로 제주도는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는 점이다. 제주도는 탐라영재관을 매각해 매입 자금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지만, 이 건물의 지난해 기준 탁상감정가는 620억원으로 전해진다. 마사회 장학관 건물 매입에 1100억~12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500억원 이상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내년부터 건물 일부(2~8층)를 임대해 쓰는 비용만 해도 보증금 13억원을 포함해 26억2000만원에 달한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22일 제432회 임시회 2차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제주도-한국마사회 업무협약 체결 동의안'을 심사하며 예산 규모 대비 계획이 허술한 문제를 지적했다.

송창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외도·이호·도두동)은 "탐라영재관이 팔릴 것으로 생각하고 (마사회 장학관 건물을) 딱 살 수 있게 되는 게 그렇게 쉬운가"라면서 "너무 안일하게 (도의회에 관련 동의안이) 올라온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탐라영재관 매각 자금을 주요 재원으로 해도 500억 정도를 더 확보해야 한다"며 "투자 대비 효과나 현재 열악한 재정 상황, 우선순위 사업들을 두고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호형 행정자치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도 "(탐라영재관 이전으로) 제주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고 (이전) 위치도 좋다"면서도 "지금의 어려운 재정 여건을 어떤 식으로 해소할까 고민이 있어야 하는데 분석이 잘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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