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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8000년 전 화산 폭발 흔적 고스란히.. '화산학 교과서'"
제13회 수월봉 지질트레일 2~3일 이틀 간 운영
수월봉 절벽 아래 해안 따라 난 '엉앙길' 코스 '인기'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입력 : 2024. 11.02. 16:04:04

수월봉 지질트레일 A코스인 '수월봉 엉알길' 코스에 참가한 탐방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강다혜기자

[한라일보] 억겁의 세월이 새겨진 지층의 단면을 가까이서 마주하는 특별한 여정이 펼쳐졌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도 세계지질공원트레일위원회가 주관한 '2024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 행사가 2일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다양한 탐방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강복순·오정숙 제주지질해설사협회 전문 해설사와 20여 명의 탐방객이 동행한 가운데, 이번 행사 탐방 프로그램의 A코스인 '수월봉 엉알길' 코스를 걸었다.

1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탐방에 참여하며 탐방객들은 수월봉과 엉알길의 지질과 역사 문화, 인근 생태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엉알길 A코스는 행사본부석을 출발해 녹고의 눈물과 갱도진지를 지나 화산재 지층과 화산탄, 수월봉 정상, 엉알과 화산재 지층, 검은모래 해변, 해녀 탈의장으로 이어졌다.

수월봉 지질트레일 A코스인 '수월봉 엉알길' 코스에 참가한 탐방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강다혜기자



특히 이곳 수월봉 화산쇄설층, 엉알길 구간은 암석으로 굳어지지 않은 탓에 비와 바람, 파도에 붕괴 또는 낙석이 반복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산책로가 일정 기간 탐방이 제한되는 경우도 많다.

두 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엉알'은 제주 말로 큰 바위 아래 또는 낭떠러지 아래라는 뜻이다. 제주 말로 '엉'은 벼랑 또는 절벽을 뜻하고, '알'은 아래쪽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엉알 해안 산책로는 절벽 아래에 자리 잡은 해안 산책로다. 엉알 해안은 화산재가 쌓여 이루어진 지층이 바다와 어우러졌다. 산책로는 수월봉에서 자구내 포구까지 이어지는 약 1km의 해안 산책로로, 올레길 12코스와 연결됐다.

강 해설사는 "이곳 엉앙길에서는 1만 8000년 전 화산 폭발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여주는 절경이 한 눈에 보입니다. 수월봉은 100만년 된 용머리 해안에 비하면 한참 젊은 화산체인데, '화산학의 교과서'라고도 불릴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요. 해안 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재 지층 속에 다양한 퇴적 구조가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죠"라고 설명했다.

수월봉 지질트레일 A코스인 '수월봉 엉알길' 코스에 참가한 탐방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강다혜기자



산책로의 시작점에 있는 수월봉은 화산재가 겹겹이 쌓여 생긴 오름이라고 한다. 산책로 코스에는 수월봉이 포함되지 않지만, 수월봉 정상에 올라서면 엉알해변이 한눈에 들어오고, 차귀도와 산방산, 한라산까지 조망할 수 있었다. 엉알길 입구에서 왼쪽 해안으로 내려가면 거대한 지층벽이 보였다.

또 수월봉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오른쪽으로 차귀도가 보였다. 자구내포구의 좌측에 길게 늘어진 모습이었다.

산책로를 걷가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멈춰 강 해설사가 설명을 이어갔다. 강 해설사는 "저기 바다 한가운데 자그마한 하얀 봉우리 같은 것이 보이나요? 수월봉을 남긴 화산 분화구예요. 그 분화구에서 화산이 폭발하면서 커다란 오름을 만들었어요.그런데 바닷물과 함께 섞여 분출되며 쌓였던 화산 쇄설물들이 바닷물에 깎여나갔어요. 가끔 몰아치는 태풍과 파도에 다 사라지고 1만8000년이 지난 지금은 가장자리만 남은 거예요. 수월봉 아래의 지질공원은 이렇게 만들어졌고, 탐방객들은 그 분화구의 가장자리이자 끝자락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수월봉 지질트레일 A코스인 '수월봉 엉알길' 코스에 참가한 탐방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강다혜기자



한편 차귀도 B코스는 자구내 포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차귀도에 들어가 섬을 자율적으로 탐방하는 여정이다. 행사기간 해설사와 전문가로부터 제주 자연자원의 가치와 다양한 지질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해설사 동행 탐방은 매일 오전 10시와 10시30분, 오후 1시와 2시 총 네 차례 진행된다. 행사장 일대에선 제주 고산리 선사유적체험 부스, 커피 찌꺼기 등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 만들기, 석고를 이용한 전통 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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