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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산간 마을 여성 일상 재현 지표·구술조사 시급"
제주여가원 '제주 전통 중산간 마을 여성의 일상조사 연구' 발간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진관훈·고재원 경제활동·일상생활 등 조사
여성 관점 제주지역 농업경제사 정립 등 향후 5개 과제도 제시해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24. 11.07. 15:35:10

제주시 조천읍 소재 중산간에 위치한 잃어버린 마을 종남밭의 옛 집터 전경.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예전 목축업과 화전농업을 겸했던 제주 중산간 마을 여성의 일상 재현을 위한 지표조사와 구술조사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제주지역 전통사회 중산간 마을 여성의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을 조사해 기록한 '제주 전통 중산간 마을 여성의 일상 조사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제주문화유산연구원 진관훈(책임연구자, 제주경제사 전공) 박사와 고재원 이사장이 공동연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18년 제작된 제주도 지도에는 55개 순화전마을과 겸화전마을을 합해 자연마을 90여 곳이 표시돼 있는데, 그 중 명도암·덕천리·영남리·대천동 등 행정구역상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는 마을이 있지만, 조가동·하화전·연저골 등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마을도 적잖다. 특히 제주 4·3사건으로 인해 지금은 '잃어버린 마을'이 되어 버린 영남리·연저골·조가동·하화전 등에는 집터, 통시, 피우가, 쇠막터 등은 물론이고 마을큰길, 마을안길, 먼올레, 대나무숲 등 마을 흔적이 남아 있다.

이들 마을에서 당시 제주 여성들은 파종, 흙 밟기, 제초, 탈곡, 맷돌, 절구, 양돈, 양계, 양잠, 망건, 탕건, 갓 짜기, 물 긷기, 세탁, 취사와 요리, 재봉, 육아, 가사 노동, 제사 준비, 친목계, 부인계, 종교활동(마을당)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제주 중산간 마을의 취락 구조, 인근 마을과 연결한 소로·임도·연로·간로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거친 기록화 작업을 통해 전통사회 제주 여성들의 생활 동선과 함께 일상생활 및 경제활동 등을 유추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제주지역 전통 중산간 마을 문화콘텐츠 발굴 및 보급 확산 ▷제주지역 전통 중산간 마을 문화체험 프로그램 발굴 및 보급 확산 ▷잃어버린 중산간 마을 탐방 프로그램 발굴 및 보급 확산 ▷잃어버린 중산간 마을 옛길 발굴 및 복원 ▷제주지역 여성 농업인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보급 등 5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향후 과제로 ▷제주도 전통 해안마을 여성의 일상 조사 연구 ▷제주도 전통 해안마을 여성과 중산간 마을 여성의 일상 비교 연구 ▷제주도 전통 중산간 여성과 육지부 산촌 여성의 일상 비교 연구 ▷전통사회 제주지역 여성 노동의 역사 체계화 ▷여성 관점 제주지역 농업경제사 정립 등을 제시했다.

진관훈 박사는 "중립적·객관적 차원에서 제주 여성사 정립을 위한 과학적 연구방법으로는 '경제사적 접근'이 가장 적합하다"며 "더 늦기 전에 흔적과 자취가 남아 있는 제주의 중산간 마을에 대한 지표조사와 함께 조사 장비를 활용해 원형을 가능한 추론해 복원하고 관련 구술조사를 통해 당시 마을에서 생활했던 제주 여성들의 일상을 재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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