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아이가 자라는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는 데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라일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는 것만으로 부모에겐 큰 행복입니다. 하지만 일과 양육으로 분주한 일상에선 그 행복을 잊고 지내기도 하는데요. 부모가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하려면 어떤 걸 기억해야 할까요. |부모가 웃어야 아이도 웃어요 아이가 행복하려면 우선 부모가 행복해야 합니다. 그런 만큼 '나는 괜찮은가'를 우선 봐야 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괜찮은지를 살피는 거지요. 부모 스스로 지금 기분은 어떤지, 몸 상태는 어떤지 알아차리면서 자기를 돌보는 겁니다. 이런 돌봄이 있어야 비언어적인 미소와 함께 웃음도 나옵니다. 웃는 것은 중요합니다. 영유아기 때 많이 웃은 아이들은 당당하고 창의적입니다. 많이 웃어야 행복감도 따라오고요. 그 웃음의 시작을 부모가 열 수 있습니다. 아이가 내 모습을 계속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집에서 부모의 얼굴을 보는 것은 아이입니다. 엄마 아빠가 웃으면 아이가 웃고, 아이의 웃는 모습에 부모도 절로 웃음이 납니다. 부모는 잔뜩 화가 나 있는데 아이는 신나서 웃는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나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가 기분이 안 좋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저라도 웃는 거지요. 눈치를 보면서 부모에게 더 잘 보이려, 더 기쁘게 하려 애쓰는 상황일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가 어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오는 안전감과 안정감입니다. 아이에겐 '부모'만 있으면 됩니다. 아무리 맛있는 걸 먹고, 좋은 옷을 사줘도 기억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장기기억에 저장되는 것은 엄마 아빠와 웃으며 함께한 시간입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따뜻한 돌봄과 격려, 몸을 부대끼며 신나게 놀이한 기억까지 말이죠. 아이를 위한 가장 좋고 훌륭한 교육 비법은 바로 부부가 행복한 그 자체입니다. 엄마 아빠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부모가 서로 같이 있을 때 웃고 행복해 하는 것이 아이에게 안전함과 안정감을 줍니다. 이전에 권했던 '6초 포옹'(2022년 10월 가치육아 제9화)에도 그런 힘이 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부부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안아주는 것은 밖에서 힘들었던 일,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으로 덮이게 합니다. 아이에겐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요. 영유아기에 이런 행복감을 느끼고 자란 아이는 사춘기인 청소년이 돼서도 자기조절, 관계조절을 해 나갈 힘이 있습니다. 중독이나 충동 행동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더라도 자신을 지킬 수 있고, 행여나 그 길에 들어섰다가도 빠른 회복을 보입니다. 웃는 아이의 모습, 부모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육아를 하는 부모는 어디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부모는 아이가 자라는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는 데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제는 이만큼, 그리고 오늘은 이만큼 자라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말이지요. 아이마다의 발달은 다를 수 있으니 정답지는 내려놔야 합니다. 현재 개월 수에 맞게 발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인간이 성장하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겁니다. 손을 뻗기만 했던 아이가 물건을 잡는다거나, 혼자 중심을 잡지 못하던 아이가 안정적으로 앉아있거나 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기쁜 일입니다. 이걸 부모가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가 자라는 것을 같이 공유해 주세요. "우리 가치(*아이 이름)가 벌써 5살이 됐네", "지난번엔 연필을 잡더니 오늘은 동그라미까지 그렸네", "유치원에 가더니 새 친구를 사귀었네"처럼 말이지요. 부모가 특별하게 무얼 해 주지 않아도 "잘하고 있어"라며 긍정적으로 격려하며 바라봐 주는 것은 아이에겐 큰 응원이고 지지입니다. 아이들은 바로 그것을 먹고 자랍니다. 오늘부터라도 잠시 멈추고 아이와 눈맞춤 해 보세요. 아주 쉽고 당연한 것 같지만 일상에 치이다 보면 아이가 크는 모습을 놓치게 됩니다.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잘 보지 못하기도 하고요. 이제부터라도 멈추고 해야 하는 게 바로 '눈 맞춤'입니다.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일이지만, 지금 아이의 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하지요. 눈 맞춤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목욕시킬 때 몸을 닦이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아이의 표정이 어떤지 얼굴을 바라보는 겁니다. 밥 먹을 때도 숟가락이 입에 들어가는 것만 보지 말고 눈을 맞추며 "맛있어?"라고 말하기도 하고요. 하굣길에 데리러 가서는 바로 차에 태우는 게 아니라 잘 다녀왔는지 물으며 얼굴 표정을 바라보세요. 특히 아이가 원할 때 봐주는 게 중요합니다. 엄마를 부를 때 바로 대답해 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사랑을 받은 아이는 꿈이 많고 상상력도 풍부합니다. 자기 조율, 관계 조율을 잘하고 더 나아가 자라면서 미래에 꼭 필요한 인재로, 어른다운 어른으로 자라나 세상을 밝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바라는 것, 아이도 부모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상담=오명녀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장, 취재·글=김지은 기자, 영상=신비비안나 기자 한라일보 '가치육아 - 이럴 땐' 한라일보의 '가치 육아'는 같이 묻고 함께 고민하며 '육아의 가치'를 더하는 코너입니다.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이 '육아 멘토'가 돼 제주도내 부모들의 고민과 마주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영유아 양육 고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고민이 있다면 한라일보 '가치 육아' 담당자 이메일(jieun@ihalla.com)로 보내주세요.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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