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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부는 새바람 분산에너지] (3·끝)제주의 도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특례 적용 신산업 활성화… 에너지 생산·소비 ‘자급자족’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24. 12.03. 03:10:00
사업자, 전력시장 거치지 않고 사용자와 직거래 가능
풍부한 분산에너지 자원 기반 첨단기술 결합해 실증
도 "재생에너지 출력 제한 해소 및 신사업 육성 주력"

[한라일보] 제주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는 지난 10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에서 개최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및 지원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에 도는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해소를 위해 '신산업 활성화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계획을 수립하고 특구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 열린 '제1회 글로벌 분산에너지 포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추진 배경

우리나라는 주로 해안가에 발전시설을 집중시켜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장거리 송전망을 통해 공급하는 '중앙집중형 에너지체제'를 사용해 우수한 품질의 전기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해 왔다.

그러나 기존의 에너지 체계는 한계에 다다랐다. 전체 발전량의 약 60%는 석탄, 원전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전력 소비가 많은 지역과 발전소가 밀집돼 있는 지역이 불일치하기 때문에 대규모 송전설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낮은 주민수용성으로 인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이에 대한 보상책 마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현재의 에너지 체제는 탄소중립을 요구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전력시스템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 핵심은 기존 집중형 발전 체제와 반대로 지역 곳곳에 발전 자원을 분산시키는 분산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이다.

분산에너지란 에너지를 사용하는 인근 지역에서 공급하거나 생산하는 에너지로 일정 규모 이하의 에너지 자원을 말한다. 국가 여건에 따라 일부 정의가 상이할 수 있으나 '배전망 접속', '수요지 인근', '비중앙급전', '20~100㎿ 이하의 자원'이 네 가지 개념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분산에너지 체제는 기존 대규모 발전소 기반의 집중형 발전과 달리 전기를 사용하는 지역 혹은 공간 인근의 소규모 자원들로부터 주로 배전망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아 지역 단위 내에서 전력 생산·소비가 가능한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에너지 체계이다.

정부는 분산에너지 체제를 우리나라 에너지 체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보고 체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하 분산에너지법)을 제정했으며 올해 6월 본격 시행했다.

법은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 및 확대,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증대할 것을 목적으로 해 총칙부터 벌칙까지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7장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이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행원풍력단지 내 그린수소 생산시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목적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전력 직접거래 등 특례가 적용된다.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분산에너지 사업자는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 사용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화지역의 지정 목적은 이러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특례를 통해 전력 및 에너지 신산업을 활성화하고 지역 내에서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는 체제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있다.

이러한 체제 아래서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비수도권에는 신규 수요를 유치하고,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수도권에는 발전 자원을 유인해 지역 단위의 전력 생산·소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자원들을 첨단기술과 결합한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통해 분산에너지 자원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된다.

목적과 같이 특화지역은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지역 내 풍부한 발전 자원으로 대규모 신규 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전력 수요 유치형', 전력 수요가 이미 밀집돼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발전 설비를 유인하는 '공급 자원 유인형', 기존 자원 및 첨단기술과 특례 등을 연계하는 '신산업 활성화형' 등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제주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개요

제주는 이미 전국 최고 수준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달성했으며, 지난 5월 발표한 '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2035 탄소중립 비전'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더욱 늘릴 것을 목표로 하며 분산에너지 자원을 더욱 확대할 의지를 밝혔다.

특화지역 지정 시 제주는 풍부한 분산에너지 자원들을 기반으로 첨단기술과 결합한 보다 혁신적인 에너지 신산업 모델을 구상하고 실증하게 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VPP(가상발전소, Virtual Power Plant)이다. VPP는 소규모의 분산에너지 자원들을 ICT 기술을 이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해 제어하고 거래하는 시스템이다.

VPP는 소규모 발전 자원들에 대한 전력의 생산·공급·수요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발전량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소규모 자원에 대한 전력의 수요·공급을 조율하기 용이하고, 발전량이 불규칙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완화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재생에너지 운용이 가능해진다.

전력을 열, 가스 등의 에너지와 상호전환해 활용하는 기술인 섹터커플링 또한 핵심 사업 모델 중 하나이다. 섹터커플링은 잉여전력을 사용해 출력제어 해소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전력을 다른 에너지 부문과 결합해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의 산업과 연계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제주는 지역 혁신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제주는 특화지역 추진을 위한 지역 핵심기술 중 하나로 '해수를 이용한 에너지저장기술(블루배터리)'을 지정해 제주의 청정 자원인 해수를 담은 에너지저장기술을 개발·실증 중에 있다. 해당 기술의 실증이 완료되면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저장기술로써 VPP, 섹터커플링 등 에너지 신산업과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노력과 도전

제주도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계획 수립과 동시에 '분산에너지 활성화 세미나', '제1, 2회 글로벌 분산에너지 포럼'을 개최하는 등 분산에너지 활성화와 특화지역 지정 필요성에 대한 도민, 도내·외 기업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제주테크노파크와 공동으로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를 초청해 도내 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특화지역 선정 지원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도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과 '플러스DR', '재생에너지 실시간 입찰제도' 등의 제도적 기반을 통해 출력제어 문제를 해소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해 나가는 제주만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제주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구축을 통해 지역 내 분산에너지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고, 특례 등을 활용한 합리적 가격의 전력 제공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촉진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탄소 없는 섬이라는 꿈을 실현할 계획이다.

문용혁 도 혁신산업국 에너지산업과장은 "앞선 탄소중립 정책 추진,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지속, 출력제한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실증사업과 제도를 선행, 추진 중에 있다"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으로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문제 해소 및 신사업 육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제주특별자치도·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제주테크노파크·한라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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