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현재 제주공항은 거의 포화상태이다. 제2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이유이다. 그러나 제2공항 완공까지는 거의 10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제2공항 완공까지 항공편을 이용하는 제주 관광객은 증가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제주관광 수요가 크게 증가한다면 항공사에서 대형 항공기를 투입할 수 있으나 한계가 있다. 타 지역을 왕래하는 제주도민의 불편문제를 차치하고 관광산업이라는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항공기 좌석을 어떤 사람들로 채우는 것이 제주경제에 더 도움이 될까? 내국인일까? 외국인일까? 제주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항공편을 이용한 외국인의 1인당 소비지출(항공·선박료 제외)은 2023년 항공료 제외 기준 90만원으로 내국인(51만원)보다 80% 많다. 그러나 1인당 소비 규모만으로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낫다고 할 수는 없다. 외국인은 자국인이 소유한 숙박시설, 식당만을 이용해 제주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 다만 최근 주요 방문국인 중국인의 경우 20~30대가 70%를 차지하며, 단체관광 대신 개별관광으로, 면세점 쇼핑에서 식도락 여행으로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제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과거보다 커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제주방문 관광객 실태조사(크루즈 제외)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인의 단체관광 비중이 65.6%였으나 2023년에는 개별관광 비중이 91.5%를 기록했다. 금년 3/4분기중 외국인 관광객 신용카드 사용액(제주관광공사)을 2019년과 비교해 보면 면세점 쇼핑이 90% 이상 감소한 반면 여타 소매업(로드 숍 등)과 음식·숙박·여가 업종은 2배 정도 증가했다. 특히 쇼핑매출의 지역 내 파급효과(부가가치·고용·소득 유발효과)가 음식·숙박·여가 매출의 1/3 정도에 그친다는 점에서 동일 금액 사용 시 파급영향은 과거보다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소비지역도 과거 면세점이 위치한 제주시 동지역에서 서귀포시 동지역 및 읍면지역으로 확대되면서 다변화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현재로서는 제주행 항공기에 누구를 태워야 할지 심증은 가나 확답할 수가 없다. 이에 답하려면 외국인의 소비행태에 대한 조사·분석이 필요하다. 그리고 항공기에 누구를 태울지는 항공사가 수요를 감안해 자사의 이윤극대화 관점에서 결정할 문제이다. 다만 항공사가 결정한 국내선과 국제선 비율이 제주경제에 최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제주도는 필요시 정책대응을 해야 한다. 최근 국내선은 줄고 국제선은 늘고 있는데, 제주공항이 포화된 상태에서 이러한 추세가 제주경제에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보인다. 아울러 양적인 측면에서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과 함께 외국인 소비지출이 지역 내 파급효과를 더 갖도록 다양한 업종과 지역에서의 소비를 유도하고, 외국인 MZ세대를 겨냥한 관광 편의성 개선(결제 등) 및 SNS를 통한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 <박구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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