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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제주 친환경우수골프장' 인증 0곳… 이유는?
제주자치도, 올해 공모 통해 도내 5개 골프장 신청 접수
평가위원회 서면 심사서 평가 기준점 미달로 '적격 없음'
도 "내년 상반기 재공고… 배점 기준 등 현실 맞게 조정"
선정 업체엔 인센티브 지원 계획도… "도민 공감대 중요"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4. 12.20. 12:53:57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내 골프장의 농약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친환경우수골프장 인증'이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올해 첫 공모에서 신청 골프장 모두 평가 기준선을 넘지 못하면서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11월 '지역과 상생하는 친환경우수골프장' 선정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농약과 지하수, 비료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운영을 실천하는 골프장을 인증해 친환경적 골프장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다. 공모 결과 제주도는 도내 골프장 5곳의 신청을 접수하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심사를 진행해 왔다.

당초 제주도는 이달 말까지 서면심사, 현장심사를 거쳐 최종 2곳을 선정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신청 골프장 5곳 모두 첫 관문인 서면심사부터 인증평가 기준점(70점)을 넘지 못하면서 '적격 골프장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첫 공모에선 인증 가능한 업체가 없어 다음 공모를 기약하게 된 셈이다.

제주도가 설정한 인증평가 기준은 크게 물환경관리, 자원관리, 지속가능성, 지역상생 분야로 농약과 지하수, 화학비료 사용 저감 등의 항목을 평가했는데 가장 배점이 큰 농약관리(20점)에서 특히 점수가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농약관리에선 최근 3년간 연평균 농약 사용량, 향후 저감 계획 등이 중심으로 평가됐다.

제주도 물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공모에서 인증 업체가 선정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올해 처음 인증 제도를 도입하면서 농약만이 아니라 폐기물 발생 저감, 대체 수자원 이용, 지역상생까지 망라해 기준을 강화했다. 그만큼 친환경우수골프장으로 선정되기가 힘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인증평가 배점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할 필요는 있다"며 "향후 농약 사용 저감 목표는 기후변화 등의 요인에 변동이 클 수 있는 만큼 실제 저감한 성과 등에 더 비중을 두려고 한다"고 했다.

제주도는 내년 상반기 중에 다시 공모를 거쳐 친환경우수골프장을 인증하기로 했다. 전국 지자체에선 처음으로 시행하는 제도다. 선정 골프장은 3년간 인증이 유지되는데, 제주도는 이 기간 인센티브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공감대 형성은 넘어야 할 과제다. '친환경적 골프장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취지에도 인증 골프장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놓고는 시각차가 크다. 제주도는 골프장이 친환경적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선 비용 소모가 뒤따른다는 점에서 지하수 원수대금의 30%를 감면해 줄 계획이지만,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도 지하수 관리 조례' 개정안은 제주도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 11일 전체회의에 이를 상정했지만 최종 '심사 보류'했다. 친환경골프장에 별도 인센티브를 주는 것에 대해선 도민 공감대가 더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도 관계자는 "골프장이 친환경으로 가려면 농약, 비료도 친환경으로 써야 해서 비용이 더 든다. 동기 부여 차원에서도 인센티브는 필요하다는 게 제주도의 입장"이라며 "내년에는 도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정책 토론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도내 골프장은 이달 기준 모두 30곳으로 이 중 1곳(휴업)을 제외한 29곳이 영업하고 있다. 이들 골프장의 연평균 농약 사용량은 1㏊(축구장 1개 규모) 당 9.6kg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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