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024년 갑진년이 저물어 가고 있는 가운데, 제주 사회는 예측할 수 없는 한 해였다.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주민투표를 기대했으나,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국면으로 향후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기후위기로 열대야와 폭염, 폭우가 있었고, 경기침체와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며 도민들의 불편과 불안이 가중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소식도 있었다. 제주 출신 오예진 선수가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제주인의 자긍심을 높였다. 한라일보는 2024년 제주 사회를 달궜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8년 만의 탄핵 12월 3일 밤 10시 20분을 조금 넘긴 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발동된 비상계엄이었다. 국회는 군경의 통제를 뚫고 2시간여 만에 계엄해제 요구결의안을 의결했다. 비상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에만 선포될 수 있다. 위법적 계엄 사태를 촉발한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에 또다시 탄핵심판대에 오르는 운명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6연승 불패신화 문대림(제주시갑)·김한규(제주시을)·위성곤(서귀포시) 의원이 지난 4월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이들은 차례로 초선·재선·삼선 의원으로서 제주지역 3개 선거구 모두를 싹쓸이하며 국회에 입성, 저마다의 정치 색깔을 선보이고 있다. 이로써 민주당계열은 2004년 제17대 총선을 시작으로 6연승을 기록, '불패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제2공항 찬반 갈등 재점화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강행하며 제주사회에서는 건설과 사업 중단에 따른 찬반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들은 환경 보전과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도 또다시 2년 연장되며 장기간에 걸친 재산권 침해 등에 따른 지역 주민의 거센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불투명 민선8기 제주도정이 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 등 3개 시로 나누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 중이나 '복병'이 만만찮다. 특히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로 행정안전부 장관의 공석 등으로 연내는 물론 연초 주민투표 가능성은 희박하다.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한 추진 방안도 있으나 현재로선 도민사회는 물론 제주 출신 국회의원 간의 의견 대립으로 여전히 불투명하다. 침체의 늪에 빠진 제주경제 내국인 관광객 감소와 소비 부진 등으로 제주 민생경제와 건설업이 침체의 늪에 빠졌다.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10월 기준 은행 연체율은 0.94%로 전국 평균(0.48%) 보다 갑절 높고 17개 시·도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주택시장도 침체돼 미분양 물량이 10월 말 기준 2828호로, 역대 최대였던 올해 4월(2837호)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저출생·순유출 인구 절벽 가속화 저출생 고령화에다 인구 순유출로 제주의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11월 말 주민등록인구는 67만632명으로 가장 많았던 2022년 8월(67만9016명) 대비 8384명 감소했다. 2023년 말에 견줘서도 4620명 줄었다. 9월까지 출생아 수는 2397명, 사망자 수는 3662명으로 1265명이 자연감소했고, 전입 인구보다 전출 인구가 더 많아 3012명이 순유출됐다. 지독한 더위에 기후 위기 실감 폭염, 폭우 등 기후 위기를 실감한 한 해였다. 올해 여름과 가을 제주의 평균 기온은 각각 26.3℃와 21.2℃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가장 높았다. 열대야 발생 일수, 연속 일수, 폭염 일수 등 무더위 지표도 줄줄이 최고값을 경신했다. 11월 제주에 평균 강수량의 3배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유례없는 가을을 경험했다. 이상 기후는 피해를 불러왔다. 고수온으로 도내 양식 어류 1600여 t이 폐사했다. 출구 없는 의정 갈등 장기화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정부 방침에 반발해 의료현장을 집단 이탈했다. 지난 2월 도내에서는 6개 수련병원에 배치된 전공의 108명이 집단 휴진했다. 전공의 이탈이 가장 심한 제주대병원은 이번 사태로 인해 수술실을 축소하고,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남아 있는 의료진 피로도도 가중되고 있다. 의대생 반발도 이어져 제주대 의대 재학생 중 96%가 휴학했다. 만선의 비극, 금성호 침몰 11월 8일 오전 4시 30분쯤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22㎞ 인근 해상에서 부산선적 129t급 선망 어선 135금성호가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금성호 침몰의 유력한 원인으로 '평소보다 많은 어획물'을 꼽고 있다. 또 최근 수사 결과 어획물 운반선이 금성호가 침몰하는데도 구조 노력 없이 현장을 떠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오예진 제주 첫 올림픽 금메달 '무서운 10대' 제주 출신 오예진(IBK 기업은행·19)은 지난 7월 28일 2024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43.2점을 기록하며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대한민국이 올림픽 10m 공기권총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제주 출신이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도 최초다. 정규 사격장도 없는 제주에서 거둔 성과인데 제2의 오예진을 위해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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