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탐라문화제 무형문화재축제에서 제주의 대표적인 노동요의 하나인 '멜후리는 소리'를 공연하는 사람들. 제주학연구센터 제공 [한라일보] 사라져가는 '제주 노동요'를 잇기 위한 전수조사가 올해부터 시작된다. 오늘날 도내 노동 현장에서 없어진 '일 노래'를 기록하고 전승하기 위한 걸음이 4년에 걸쳐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학연구센터에 따르면 제주학연구센터는 올해부터 '사라져가는 제주노동요 기록화 사업'에 들어간다. 오는 2028년까지 4개년 사업으로 예정됐다. 조사 첫해인 올해에는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 등 제주시 서부 지역을 시작으로 2026년 제주시 동부, 2027년 서귀포시 동부, 2028년 서귀포시 서부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단, 올해 조사 범위는 오는 2월에 확정될 예정이어서 변동 가능성은 있다. 제주사람에게 노동요는 고된 노동 속의 낙이었다. '화산섬'이라는 거친 자연환경에서 밭일, 바닷일 등 힘든 일의 시름을 달래주고 흥을 더해주기도 했다. '검질 매는 소리', '밭 밟는 소리', '멜 후리는 소리' 등이 대표적이다. '고래 고는 소리', '방아 찧는 소리'처럼 집안일을 할 때 불렀던 노동요도 전해지고 있다. 현재 정확한 통계는 존재하지 않지만, 제주는 전국에서도 노동요가 발달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송정희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예를 들어 (내륙지역인) 충청도 한가운데는 어업이 없다. 임업과 농업만 노동요가 있다"면서 "제주도는 그 안에 임업, 농업, 어업 등 모든 종류의 노동요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노동요가 많이 발달한 지역이다. 전국적으로 (이런 사례가)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노동요는 도내 지역별 생활상을 반영하는 문화 유산이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기록되지 않은 채 없어지고 있다. 지금의 노동 현장에선 노동요가 거의 불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라진 거나 다름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노동요 전수조사에도 이런 위기감이 반영됐다. 과거에 실제 노동요를 불렀던 마지막 세대가 현재 70~80대 고령층이라는 점에서 더 늦기 전에 이를 채록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더해졌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올해부터 도내 모든 지역을 조사해 남아 있는 노동요를 모아 아카이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 교육, 콘텐츠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전승'까지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송 연구원은 "(이전에 한 방송사에서 제주를 포함한 전국의 민요를 전수조사한 적이 있지만) 1980~1990년대 이후 도내 전 지역에 대한 노동요 전수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장에서 실제로 이를 불렀던 사람들의 노래를 채록하는 것은 물론 노동요의 지역별 차이를 고려해 어떤 노동을 할 때 불렀는지, 당시 땅은 어땠는지 등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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