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6일 열린 가운데 수상자 3인이 '신인 작가'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사진 왼쪽부터 장주호 시인, 박숙경 시조시인, 김영진 소설가.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배운 적도 없지만 나만의 표현을 찾아 계속 썼다고 했다. 누군가는 잊었던 기억을 찾으며 글을 들었고, 또 다른 이는 수십 년간 쌓여온 만남이 글로 솟았을 거라고 했다. 그 글이 바로 시, 시조, 소설이 돼 '신인 작가'의 시작을 알렸다. '2025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6일 한라일보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시와 시조, 단편소설 3개 부문에서 모두 939편의 작품이 모인 올해 신춘문예에선 장주호 '고등어 가족'(시 가작), 박숙경 '뜨개질하는 여자'(시조), 김영진 '소금의 집' (단편소설)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장주호 시인에는 상금 100만원과 상패가, 박숙경 시조시인과 김영진 소설가에는 각각 200만원, 3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전달됐다. 이날 시상식에선 수상자 3인의 새봄 같은 시작을 향한 축하와 응원이 이어졌다. 이들이 단상에 올라 전한 소감에는 수상의 기쁨에 감사 인사가 더해졌다. 글에 대한 고민 끝에 찾은 '기회'에 남다른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물리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는 장주호 시인은 "보통 시를 쓰는 분야가 물리학, 천문학, 심리학이다 보니 심사위원에게 와닿는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이렇게 계속 쓰다 보니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를 배워본 적도, 작법서를 읽어본 적도 없지만 나만의 표현을 해 보고 싶다(고 시작한 게 '시')"라면서 "아프리카 격언 중에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진다'는 말처럼 모든 사람들 속에는 다 도서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만의 도서관을 어떻게 표현할지 잘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박숙경 시조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나이가 들다 보니 TV에서 뜨개질하는 풍경이 보이면 몇십 년 전, 어릴 적에 했던 것처럼 '내가 직접 떠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라면서 무작정 시장에 가서 털실을 구입하고 잊었던 뜨개질을 기억해 내면서 목도리를 떠 내려간 일이 '시조'로 맺음 됐다고 꺼내놨다. 이어 "심사위원들이 간결하면서 독창적인 시조를 써보라고 당부했다"며 "그 말씀을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진 소설가는 "아침에 제가 쓴 글의 숫자를 세 봤다. 1만 4786자, 단어로는 3607자가 되더라"며 "그 단어가 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했다. 아마 여기 오신 분들, 제 눈에 거쳐간 분들, 같이 대화했던 분들에게 오지 않았을까, 수십 년 동안 쌓이고 쌓이면서 다시 내 머릿속에서 솟아나 글로 옮겨진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온 여러분들의 언어, 몸짓, 표정, 머리 색깔까지도 이미 저에게 들어와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을 닮은 글을 계속 써 나가겠다"고 했다. 김한욱 한라일보 대표이사는 시상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한라일보 신춘문예가 지난 30여 년 동안 배출한 많은 문인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길과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면서 "상을 받은 세 분과 함께 응모를 했던 모든 분들과 심사위원에게 고마운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16일 '2025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김한욱 한라일보 대표이사(왼쪽 두번째)와 수상자 3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