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공급 과정에서 땅속으로 버려지는 수돗물을 줄여 각 가정에 도달하는 비율을 2027년까지 85%로 끌어올리려 한 제주도의 목표 시점이 2035년으로 또다시 후퇴했다. 유수율 85%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1조 3000여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재원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계획 대비 실제 투자액이 40% 수준에 머물러왔다는 점을 미뤄보면 수정된 목표 시점마저도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최근 이런 내용의 상수도 유수율 향상사업 중장기 추진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상수도 유수율 85%' 달성 시점을 2027년에서 2035년으로 조정하고, 이에 따른 연차별 필요 재원을 재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유수율이란 정수장에서 생산한 수돗물 중 시민에게 공급돼 요금으로 부과된 실제 수량의 비율을 뜻한다. 유수율이 높다는 건 공급 과정에서 수돗물 손실이 적어 그만큼 효율성이 좋다는 뜻이다. 통상 유수율이 1% 향상되면 14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도 유수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다. 수돗물을 가정에 보내는 배수·급수관로가 워낙 노후된 탓에 중간에서 많이 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기준 도내 유수율은 45% 수준으로, 전국 평균 85%에 훨씬 못 미쳤다. 도는 2016년 유수율 제고 종합대책을 수립한 것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개선에 나섰다. 도는 그해 종합 대책에서 2025년까지 유수율을 8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지만, 목표 시점을 불과 4년 남겨둔 2021년 51.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자, 이듬해 재정비 계획을 세웠다. 도는 재정비 계획에서 유수율 85% 달성 목표 시점을 2027년으로 조정했다. 그러나 재정비 계획도 '장밋빛'에 머물렀다. 2023년 말 기준 도내 유수율은 54.2%로 목표 달성에 사실상 실패했다. 그해 버려진 수돗물은 무려 725억6900만ℓ로, 2ℓ삼다수 병으로 환산하면 362억8450만병에 달했다. 유수율 향상이 지지부진한 원인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 꼽힌다. 본보가 두 차례 계획에서 제시된 예산과 실제 투자액을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수율 제고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총 2962억원으로 계획(6467억원) 대비 45.8%에 불과했다. 재정비 계획이 수립된 2022년을 제외하곤 매해 적게는 18억원에서 많게는 650억원이 덜 투입됐다. 도는 2035년까지 유수율 85%를 달성하는데 1조3612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는 제주도 예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매해 1000억원 이상을 국비로 조달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의 약 70%를 국가 재정에 기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매해 1000억원을 지원할지 장담할 수 없고, 1조3000억원이란 비용도 향후 물가 상승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현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동안 노하우가 많이 쌓였고, 환경부도 적극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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