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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의 월요논단] 스포츠=평화=경제, 알뜨르 비행장의 시점(視點)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입력 : 2025. 01.20. 01:30:00
[한라일보] 제주사회는 국내외 자본유입에 의한 각종 대형사업으로 인해 적지 않은 혼란을 경험했다. 대부분 대형사업 추진지역을 중심으로, 행정과 주민, 주민과 기업간의 갈등과 분쟁이 적지 않았다. 더 이상의 혼란스러운 개발을 멈추고 공존과 균형의 개발을 위해 원희룡 전 도정 때 제시한 '송악산 선언'은 선언적 개발패러다임의 전환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선언이 무색하게 알뜨르 비행장에 인접한 스포츠종합타운 구상이 논란이다. 혹자는 올림픽정신에 입각해 '스포츠=평화', '평화=경제'라고 강변하기도 하고, 다른 반론으로 "대정지역 주민은 스포츠를 하면 안되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러나 이는 논쟁의 본질적인 내용에서 벗어난 것이다.

첫째는 올림픽 정신에 입각한 '스포츠=평화', '평화=경제'라는 논리는 단순히 자의적이고 편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는 곧 '스포츠=경제'의 논리다. 그렇다면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는 구상이 절실하다. 골프장과 4개의 야구장, 전지훈련시설이 대정지역 주민들에게 생활스포츠와 경제적 이득을 안겨줄 수 있는지 치밀한 분석과 방향이 제시돼야 한다.

올림픽의 평화정신을 계승한다면 굳이 파크골프장과 야구장, 사격장이 아니어도 평화마라톤과 경보, 근대5종경기 그리고 카누 등 물리적 시설 증설을 최소화하고 경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스포츠시설 설치로도 올림픽 평화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대안도 있을 것이다. 이와 병행해 평화마라톤과 경보, 근대5종경기, 그리고 카누 등 경기 참여자가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과 식사 장소 등 대정의 주민거주지역 내에 기반시설 정비계획을 수립·지원하고 도시재생 등 기본사업과 연계해 대정주민의 삶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지원방안도 함께 제시돼야 설득력이 있다.

둘째로 "대정지역 주민은 스포츠를 하면 안되는가?"라는 논리와 '대정지역의 숙업사업'이라는 논리도 지엽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듯하다. 스포츠종합타운은 수천억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정지역 주민의 민원사업으로 추진하기에는 공공성이라는 측면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대정주민이 이용하는 스포츠 시설로서도 적절한지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오히려 생활스포츠를 통해 대정주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스포츠, 대정지역만이 갖고 있는 역사자원과 경관을 보존하면서 스포츠정신 계승과 대정주민의 건강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스포츠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필자가 앞서 제시한 평화마라톤과 경보, 근대5종경기 등은 길을 따라 이동하며 장소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스포츠라 생각되기 때문에 언급한 것이다.

공간환경은 훼손되면 복원이 불가능하다. 더욱이 역사경관은 더욱 그렇다. 다른 시점에서 역사공간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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