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대기고등학교에서 나란히 고교 졸업장을 받은 세쌍둥이 형제 박찬승·찬영·찬호 군과 아버지 박영호씨, 어머니 김숙희 씨. [한라일보] "조금 지겹기도 했지만 서로 의지할 수 있었습니다." 23일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대기고등학교. 제39회 졸업식이 열린 이날 나란히 고교 졸업장을 받은 세쌍둥이 형제 박찬승·찬영·찬호 군이 이같이 입을 모았다. 1분 차이로 태어난 2006년 5월생 세쌍둥이 형제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다니며 함께했다. 서로 다른 성격에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학교에서 서로 모른 척하기도 했지만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 서로 기대고 의지했다는 건 솔직한 마음이다. 학교 생활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묻자 막내 찬호 군은 "2학년때 형이랑 같은 반이 된 친구가 3학년때 저랑 같은 반이 됐는데, 그 친구가 2학기 시작할 때 되어서야 저희 둘이 쌍둥이인 것을 알았을 때가 기억에 난다"고 했다. 12년간 같은 학교를 다니던 세쌍둥이 형제는 이제 홀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각자 진학하는 대학교도, 전공도 달라서다. 첫째 찬승 군과 셋째 찬호 군은 간호사인 이모를 따라 간호학을, 둘째 찬영 군은 전기공학을 택했다. 청년이 되는 세쌍둥이는 다른 길을 걷지만 자신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묵묵한 응원을 전했다. 첫째 찬승 군은 "대학생활이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무섭기도 하지만 설레기도 한다"고 말했다. 둘째 찬영 군은 "워낙 성격이 다르다 보니 당연히 가고 싶은 대학이 다를 것라고 생각했고 각자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고, 막내 찬호 군은 "형들이 워낙 열심히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 걸 알기 때문에 다른 길을 가도 열심히 할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시험관 시술로 8년 만에 어렵게 얻은 세쌍둥이 형제가 졸업하는 모습에 그들의 부모인 박영호(55)·김숙희(50)씨 부부는 감회가 남다르다. 이날 졸업식에서 '장한 어머니상'을 받은 어머니 김숙희 씨는 "세쌍둥이를 키우면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과 놀러도 가고 사진도 찍고 즐겁게 보냈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동안 아이들이 고생한 거 생각하면 졸업하는 게 시원하지만 이제 또 다른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고 고생할 거 생각하니깐 걱정도 된다"고 전했다. 아버지 박영호씨는 "세쌍둥이를 낳아 행복하고 기뻤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겁을 먹은 것도 사실이다. 주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퇴근하고 와서 아이들이 살짝 웃어주면 그 하루의 피곤이 싹 없어졌다. 아이를 낳으면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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