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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어는 문자 생활 이전의 언어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1450번지 일대다. 표고 41.9m, 자체 높이 22m로 낮다. 둘레도 1,571m 정도로 2㎞가 채 안 되는 작은 오름이다. 산 모양이 조금 높고 평평하여 돈대(墩臺)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돈대미'라고 한 것이 '돈대'가 '돈두'로 와전되어 '돈두미'로 된 것이며, '미'는 산의 제주 방언이고, 한자 이름 '돈두(敦頭)'는 한자의 음을 빌어 표기한 것인데 '돈대'가 '돈두'로 와전된 뒤의 표기라고 한다. 제주도가 발행한 제주의 오름이라는 책의 내용이다. ![]() 돈대미 서쪽을 남북으로 흐르는 내, 통이물내 혹은 퉁이물내라고도 한다. 김찬수 '퉁이물내' 속에 들어 있는 '돈대미' 지명의 단서 돈대(墩臺)란 사전적으로 평지보다 높직하게 두드러진 평평한 땅을 일컫는 한자 말이다. 그러므로 이 학자의 해석으로 본다면 한자어로 부르기 시작했다가 점차 고유어로 발전했다는 말이 된다. ![]() 돈대미, 통이물내(퉁이물내)의 동쪽에 있으며, 영락리 마을 남쪽에 해당한다. 김찬수 이 이름들의 공통점은 모두 '돈'으로 시작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 '돈'이란 무슨 말일까가 문제의 핵심이다. 단서는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주변의 상황을 둘러볼 필요가 있다. 이곳에는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골짜기가 있다. 요즘 시각으로는 골짜기나 계곡이라기보다는 큰 도랑 정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이 일대에는 강장이통, 개물논, 날랭이통, 논동산, 돗구못, 통비물 등 못들과 족은산물 같은 용천수가 있다. 그러니 이 맑은 물이 흐르는 골짜기는 당연히 골짜기 물이라는 지명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 골짜기를 이곳에서는 '통이물내' 혹은 '퉁이물내'라 한다. 그러니까 이 골짜기는 통이물 혹은 퉁이물이 흐르는 내가 된다. 내라는 말은 제주어에서 골짜기를 지시한다. 통이물이 흐르는 내가 통이물이 된다. 이 '통이물' 혹은 '퉁이물'의 '통' 혹은 '퉁'이란 무엇일까? 이 말은 신기하게도 북방어면서 역사적으로는 고구려어다. 삼국사기 지리지라는 책에는 골짜기(谷)에 해당하는 말로 돈(頓), 탄(呑), 단(旦)을 나타내는 지명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들은 대체로 '탄'으로 발음했을 것이다. 어원상으로는 평평한 땅(평야), 저지대, 넓은 못을 가리키는 트랜스유라시아어에서 기원하여 돌궐어로 '텡아', 퉁구스어로도 거의 같은 발음으로 분화했다. 이 말은 고구려어에서 골짜기라는 말로 쓰였는데, 마을을 지시하는 말로도 의미 분화가 이루어졌다. 사실 마을이란 산에 있는 게 아니라 골짜기에 있다. 지금도 만주에서는 마을을 '툰(屯)'이라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점차 동쪽으로 퍼져나가면서 일본어에서도 골짜기(谷)를 '타니'라 한다. 제주어에서도 통이물 혹은 툰이물이라는 지명에서 보듯이 이처럼 골짜기를 지시하는 말로 남아있다. 마을을 지시하는 지명에서도 볼 수 있다. 앞으로 다루게 될 것이다. '탄달미'를 한자로 어떻게? 그럼 '돈대', '돈도', '돈돌', '돈두'에서 보이는 '대', '도', '돌', '두' 등은 무슨 뜻일까? 이 말들도 모두 고유어를 한자로 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들어오게 된 것들이다. 이 말은 고유어 '돌'을 쓰려고 동원한 한자들이다. 돌은 고유어로 물을 지시한다. ![]()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퉁구스어 중 에벤키어의 '톨개', 에벤어의 '톨구'로 나타난다. 몽골어권의 칼카어 '툴게'에 대응한다. 튀르크어권의 여러 언어에선 '파도' 혹은 '파도가 치다' 같은 의미로 쓴다. 국어에선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돌이 도랑의 의미를 갖는다. 이 渠(거)라는 한자는 도랑이라는 뜻 외에 개천의 뜻으로도 썼다. 광주본 천자문에는 '개천 거'로 나온다. '돈대', '돈도', '돈돌', '돈두'에서 보이는 '대', '도', '돌', '두' 등은 모두 물 특히 흐르는 물을 지시한다. 이 네 개 중 '돌'만이 음을 그대로 표기한 음독자가 된다. 이런 내용을 살펴볼 때 돈두미오름 혹은 돈두악 등으로 부르는 이 오름을 고대인들은 '탄달미'라고 불렀음을 알 수 있다. 돈대미란 어원상으로 물이 흐르는 골짜기가 있는 작은 오름이란 뜻이다.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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