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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차고지 증명 대상에서 제외하는 차량 규모와 종류가 서로 '천양지차'인 개정안이 제주도와 의회에서 각각 발의된 가운데, 제주도가 의회 개정안에 대해선 모두 '받아들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 조례안은 18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올해 첫 임시회 때 다뤄질 예정이지만 양 기관 의견 차이가 커 이번 회기 내 처리가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오는 25일 제435회 임시회 4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와 김황국 의원(국민의힘, 용담 1·2동), 현지홍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각각 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 차고지 증명 및 관리 조례 개정안' 3개를 하나로 묶어 통합 심사한다. 세 개정안 모두 차고지 증명 대상을 완화한다는 점에서 취지는 비슷하지만, 완화 수준에선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발의된 제주도 개정안은 경형·소형 차량을 포함해 ▷전기·수소차 ▷다자녀가구 소유 차량 1대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중증 장애인 및 보호자 소유 차량 등을 차고지 증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제주도 안을 적용하면 지난해 기준 차고지 증명 대상 37만 1100여대 중 약 50%인 18만 7000여대가 면제 혜택을 받는다. 김 의원이 지난 10일 입법계고한 개정안은 대형차량만 차고지 증명을 받도록 하고, 나머지는 모두 면제하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 폭이 가장 크다. 김 의원 안이 시행되면 31만9000여대가 차고지 증명 대상에서 제외된다. 같은날 입법예고된 현 의원 개정안은 다자녀가정 소유차량과 추자도, 우도 등 5개 부속도서 차량만 차고지 증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현 의원 안을 적용하면 다자녀가정 소유차 4만여대와 5000명에 이르는 부속도서 주민 차량만 면제 혜택을 받는다. 제주도는 조례 심사를 앞두고 도의원들이 발의한 개정안에 대해 모두 반대한다는 의견을 의회에 제출했다. 제주도는 이중 김 의원 안에 대해선 "18년 간 이어져 온 차량 수요 관리와 주거지역 도로의 기능 회복, 주차 환경 개선, 탄소 억제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형차량 중 80%가 이미 차고지 증명을 받은 상태라 김 의원 안이 시행되도 규제 효과는 크지 않은 점, 사실상 제도를 폐지하는 것에 가깝다보니 제도 유지를 전제로 개선을 추진 중인 도정 기조와 배치된다는 점도 이런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제주도는 김 의원 안이 매매용 차량을 차고지 증명 예외 대상에서 삭제한 점도 문제 삼았다. 도 관계자는 "김 의원 안이 시행되면 매매용 중 대형차는 새롭게 차고지 증명을 받아야 하는데 이럴 경우 (기존 면제 대상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제주도는 현 의원 안에 대해서도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장애인 보호자 소유 차량을 면제 대상에 포함하라고 권고했지만 빠져 있고 차고지 증명 제외 대상을 부속도서 등 지역으로 구분할 경우 위장 전입 등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두 기관의 첨예한 의견 차이로 이번 회기 때 개정안 처리가 불발되면 도민 사회 혼선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차고지 증명제 개선안 확정 시기를 보며 차량 구입 또는 이사를 미루고 있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편 차고지증명제는 자동차 소유자의 주차공간 확보를 의무화하는 제도로, 지난해 2007년 대형차량을 대상으로 제주시 동지역에서 처음 시행된 이후 2017년 중형 차량, 2022년 전 차종으로 확대됐다. 차고지 없이는 자동차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해 만성적인 도심 주차난과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소하고 차량 증가도 억제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교통혼잡과 불법 주·정차가 여전하고 차고지 확보 비용도 만만치 않아 도민 사이에서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해 한 비영리단체가 제주의 차고지 증명제가 거주·이전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까지 제기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제주도는 규제를 완화하는 개선안을 마련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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