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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42)돌발성 난청
귀가 먹먹… 돌발성 난청, 방치하면 청력 잃을 수도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25. 03.07. 02:00:00

돌방성 난청은 빠른 치료가 필요한 응급질환으로 치료가 늦어진다면 영구적인 청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돌발성 난청, 최대한 빠른 진단·치료가 필수
고령층·기저질환 있다면 입원치료 적극 권고


ㅣ돌발성 난청이란?

[한라일보]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하면서 청력이 저하되거나 또는 윙~하는 소리가 발생했다면 조심해야 한다. "그냥 둬도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무심코 넘겼다가는 청력을 아예 잃을 수도 있다. 바로 돌발성 난청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돌발성 난청은 확실한 원인 없이 수시간 또는 2~3일 이내에 갑자기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간혹 이명이나 어지러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청각 손실의 정도는 경도에서 완전 손실까지 다양하며 대부분 한쪽 귀에 발생한다. 아주 드물게는 양측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돌발성 난청 환자에서 발견된 전정신경초종.



ㅣ돌발성 난청의 원인

외부에서 나는 소리는 고막에 전달되고 이후 달팽이관에 있는 유모세포가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서 뇌에 전달하는데, 이 유모세포에 이상이 생겼거나 뇌로 전달되는 신경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바로 돌발성 난청이다. 아직 정확한 발생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고 치료에 대한 반응이나 예후가 다양한 만큼 여러 원인들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이나 청각 신경의 바이러스 감염이나 그 주변의 혈액순환 장애가 가장 흔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그 외에 와우막 파열, 자가면역질환, 청신경 종양 및 기타 원인 등이 알려져 있다. 돌발성 난청의 2~3%는 뇌 안의 종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청신경종양(전정신경초종)이 가장 흔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간혹 두부외상으로 인해서도 달팽이관의 신경세포가 손상되거나 내이출혈이 발생해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ㅣ돌발성 난청의 증상

보통은 갑작스럽게 청력 손실이 진행되는데, 육체적·정신적 긴장상태에서 자주 발생한다. 환자의 약 1/3은 아침에 깨어나서 한쪽 귀의 청력손실을 발견한다. 또한 증상이 발생하고 며칠 후에서야 저음이나 고음 영역에서 국소적인 청력 손실이 느껴져 다른 사람의 말을 감지할 때 왜곡이 생겨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이명이나 이충만감을 호소하기도 하고 현기증이 약 20~60%에서 동반되지만 증상은 심하지 않고 보통 수일 내에 소실된다.



ㅣ돌발성 난청의 진단

돌발성 난청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예후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 증상이 나타난 후 경과된 시간과 최근의 정신적인 스트레스, 육체적인 피로 누적, 감기 증상과 같은 동반 증상 등이 중요한 정보가 되고 최근 복용한 약제에 대한 확인도 필수적이다. 또 난청의 위험인자를 알기 위한 과거의 병력 청취가 필요하다. 청력검사는 기본이고 뇌간유발반응 검사와 이음향방사 검사는 진단에 도움을 준다. 돌발성 난청 환자의 2~3%가 뇌 종양이 원인이므로 경우에 따라 이에 대한 MRI 검사가 필요하다. 종양이 있는 경우라도 스테로이드에 반응하거나 난청이 자연 치유된 보고들이 많기 때문에 종양 진단 시 스테로이드에 대한 반응 여부로 종양의 유무를 추측할 수는 없다. 그 외에 다른 내과적 질환이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각종 혈액검사와 염증성 질환 검사 등을 시행한다.



ㅣ돌발성 난청의 치료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항염증제, 혈액순환개선제, 항바이러스제, 이뇨제 등을 추정되는 원인에 따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염증을 조절하기 위해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하는데, 이러한 치료는 대부분 입원하에 진행된다. 입원치료를 하게 되면 신체적 안정을 취하는 효과도 있고, 고용량 스테로이드제의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감시하고 치료효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부작용의 우려가 높은 고령층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는 입원치료가 적극적으로 권고된다.

돌발성 난청은 시급한 치료가 중요한 병으로, 바이러스와 혈류장애는 시간이 지날수록 청각신경을 완전히 마비시켜 청력손실까지 가져올 수 있다. 보고에 따르면 발병 1주일 이내에 병원을 찾은 사람은 70%가 정상적인 청력으로 회복하는 반면에, 1주에서 2주 내 병원을 찾은 환자는 치료율이 50%, 2주를 넘겨 찾아온 환자는 치료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돌발성 난청이 응급질환으로 간주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돌발성 난청 증상이 나타나면 가능한 빨리 검사를 해야 하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빠른 시일 내에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돌발성 난청은 이비인후과 특히 이과적 응급상황으로 여겨지며 먼저 세밀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ㅣ돌발성 난청의 예후

김민범 제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일반적으로 치료 이후 약 1/3의 환자는 정상 청력을 되찾지만, 1/3은 부분 회복, 나머지 1/3은 청력이 그대로이거나 더 나빠질 수 있다. 일단 청력이 회복되기 시작하면 수일 내에 급속히 호전된다. 처음에 발생한 청력감소가 심할수록 예후는 좋지 않으며 청력검사에서 저음장애를 보이거나 중간 주파수 대역에 손실이 있는 경우는 고음장애나 전 주파수 대역에 손실이 있는 경우보다 회복률이 좋다. 어음명료도가 떨어지거나 현기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예후가 좋지 않고, 소아나 40세 이상의 성인은 상대적으로 회복률이 떨어진다. 또 청력은 대부분 발병 2주 내에 회복되기 때문에 치료를 늦게 시작했거나 오래된 돌발성 난청은 그만큼 회복률도 낮다. 현기증은 난청 발병 초기에는 심할 수 있으나 대부분 1주일 이내에 호전된다.

청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 정기적으로 청력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특히 소아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자리배정 등에 신경을 써야 하고, 소리 방향에 대한 분별력이 떨어지게 되므로 각종 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증가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보청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양측성으로 발병해 회복되지 않는 경우 보청기를 통한 청각재활이 필요하며 보청기로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인공와우이식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은 치료가 늦어지면 청력을 완전히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적 응급질환에 속한다. 돌발성 난청은 주로 한쪽 귀에만 나타나는 것이 그 특징이고 갑작스럽게 이명이 발생하거나 청력의 저하를 느낀 경우에는 즉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범 제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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