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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플러스] “뜨거워지는 지구… 이 봄, 나무 한 그루 심어볼까요?”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입력 : 2025. 03.07. 05:30:00

제주시는 '학교 숲 조성사업'으로 6일 신성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탄소중립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했다. 제주시 제공

자투리땅에 심는 나무 한그루, 탄소중립 위한 실천
제주도와 행정시에서도 무료로 묘목 나눠주기 행사
선호도 높은 유실수에서부터 식내 식물까지 다양

[한라일보] 초등학교 시절, 식목일이 다가오면 학교에서 나무를 나눠줬던 기억이 있다. 해마다 수종이 바뀌긴 했지만 은행나무가 가장 많았다. 은행나무를 마당 한켠에 심었고, 주는 물을 잘 받아먹으며 뿌리내린 나무는 성장 속도도 빨라 초봄이면 예쁘게 연두빛 새순을 틔웠다. 신록의 여름을 지나 가을엔 잎이 노랗게 물들며 계절의 변화를 바로 눈앞에서 느끼곤 했다.

그 시절엔 은행나무가 그저 식목일에 나눠주는 나무이거니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유가 있었다. 은행나무는 생장이 좋고 추위·더위에도 강할 뿐더러 자동차 배기가스나 먼지 등 유해물질도 잘 빨아들여 공기 정화력이 뛰어난 수종으로 꼽힌다. 그렇게 전국적으로도 가로수로 인기 많던 은행나무는 열매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가을철 낙엽 수거가 쉽지 않아 최근엔 가로수로 벚나무를 심는 곳들이 많아졌지만 말이다.

차츰 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사는 이들이 늘면서 나무를 심고 싶어도 공간이 없어 못심는 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지만, 가능하다면 올 봄 나무 한그루를 심어보면 어떨까? 나무가 자라는 과정을 관찰하는 즐거움이 크고, 기후위기에 대응해 나무와 숲이 주는 이로움까지 느껴볼 수 있다.

식목일은 4월 5일이지만 기후변화로 봄철 기온이 점차 올라가 나무심는 시기도 빨라져 3월 중순쯤부터 나무시장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오일시장 등에서도 묘목을 구입할 수 있지만 생활 속 나무심기 문화 확산을 위해 해마다 이맘때면 공공기관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묘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들도 있다.

제주시는 '제주들불축제' 마지막날인 오는 16일 애월읍 새별오름 행사장 중앙무대 인근에서 오전 10시부터 2400본의 묘목을 방문객에게 나눠준다. 석류, 무화과, 매실, 천리향 등의 묘목을 1인당 2본까지 나눠줄 예정이다.

또 제주시는 6일에는 신성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 교직원 30여 명과 함께 '탄소중립 나무심기'를 진행, 배롱나무 등 50그루와 초화류(가자니아) 1200본을 심었다. 학교숲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나무심기는 학교와 주변지역의 녹지공간을 확장해 학생들의 학습환경 개선은 물론 녹색 휴식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했다.

나무심기에 참여한 한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나무를 심으면서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고, 작은 실천이 탄소중립을 향한 큰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는 2010년부터 관내 학교 29곳에 학교숲을 조성했다. 지난해부터는 학교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에 자녀안심그린숲을 조성해 학생들의 통학환경도 개선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달 22일 시청 제2청사에서 묘목 1만2000본을 시민들에게 나눠준다. 시민들이 선호하는 자두, 블루베리, 체리, 복숭아 등 유실수에서부터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실내식물(장미허브, 커피)을 준비해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1인 3본(유실수 2본, 실내식물 1본)을 나눠줄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산림청 산하 서부지방산림청과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참여해 제2청사를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황칠나무 1본을 추가로 나눠줄 예정이다.

제주자치도도 도민과 함께하는 나무심기 문화 확산을 위해 도내 기관·단체와 생애주기별 해당 도민에게 나무 6000여 본을 오는 4월 무료로 공급한다. 공급 수종은 3~4년생 매실나무, 단감나무, 목련, 황칠나무 등 10종이다.

도가 기관·단체들의 자발적인 나무심기 참여를 독려하고, 특별한 해(생애주기별)를 맞는 도민들에게 '내 나무 갖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로, 지난 2월 28일까지 온라인으로 선착순 접수를 받았다. 그 결과 112개 기관·단체에서 신청했다. 또 생애주기별로 올해 돌과 성년(20세), 환갑(60세)을 맞는 168명의 신청을 받았다.

도는 생애주기별 신청자를 대상으로 4월 5일 한라생태숲에서, 기관·단체 신청자에게는 4월 10일 나무를 공급할 예정이다. 기관·단체에서는 공급받은 나무를 기관, 단체, 마을 등이 소유한 토지나 주변 자투리땅에 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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