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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제주시내 한 폐숙박업소에서 5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A씨의 소지품으로 추정되는 물품들. [한라일보] 낡은 건물에서 풍겨오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와 먼지 쌓인 바닥. 한때는 사람들의 소리로 가득찼을 이곳은 이제 어둠만이 감도는 폐허가 됐다. 지난 12일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제주시의 한 폐숙박업소는 마치 그가 여태껏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처럼 생생한 흔적만이 남아있었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14분쯤 제주시내 한 폐업숙박업소 지하층에서 50대 남성 A씨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지나가는 행인이 A씨를 발견해 신고했으며, 당시 그의 시신은 부패가 거의 진행되지 않은 채 밀랍인형처럼 굳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주민등록은 말소된 상태였다. 행려자로 오랜시간 동안 이곳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듯 A씨가 발견된 장소 근처에는 그의 행적이 가득했다. 마스크, 장갑, 가방, 휴지, 양말, 운동화, 물통 등이 주변에 널브러져있었고, 시계는 그의 마지막 삶을 알려주듯 3월 12일에 멈춰있었다. 그가 발견된 장소는 지난 2006년 7월쯤 제주시에 폐업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은 1987년 숙박업소로 처음 문을 열었으며, 폐업 이후 다른 영업을 목적으로 신고되거나 변경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제주시지역에서는 영업을 중단하거나 폐업한 숙박업소에서 기초생활수급 이력이 있는 70대 백골 시신이 잇따라 발견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행정당국은 유사사고 방지를 위해 영업 중인 여관·여인숙 뿐만 아니라 폐업된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복지 위기가구 발굴을 진행했다. 당시 조사는 제주시 관내 운영 업소 384개소, 폐업업소 246개소 등 총 594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시는 복지 사각지대 138가구를 발굴해 긴급지원, 사회보장급여 신청, 돌봄 서비스를 연계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복지 위기가구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폐숙박업소를 대상으로도 꼼꼼히 현장 확인을 거치고 있지만 문이 잠겨있거나 공사 중인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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