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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라산서 찾은 4200년 전 흔적… "이상 기후 단서"
한국지질연, 당시 제주 기록적 폭우에 강수량 증가 확인
"기후 변화 사건 당시 제주 매우 건조" 기존 가설 뒤집어
"제주 습지 연구 향후 기후 변화 중요한 지표 활용 가능성"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5. 03.13. 16:18:34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팀의 한라산 사라오름 모니터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한라일보] 제주 한라산에서 찾은 4200년 전의 흔적으로 미래 기후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후변화대응연구본부 조아라 박사 연구팀은 3년에 걸친 한라산 사라오름 모니터링과 퇴적층 시료 분석을 통해 과거 홀로세 동안의 기후 변화 복원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홀로세는 마지막 빙하기 이후인 약 1만 1700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지질 시대를 말한다. 4.2ka 이벤트로 불리는 기후 변화 사건은 약 4200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변화를 초래하며 홀로세 중기와 후기를 구분하는 계기가 됐다.

13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연구팀은 사라오름 습지에서 0~10m 깊이의 미고결 퇴적층과 화산쇄설물의 표본을 추출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과 규조류 군집 분석에 나섰다. 이를 통해 지역별로 강수 패턴의 극단적인 변동을 일으킨 이상 기후의 증거를 발견했다. 규산질 껍데기를 가진 식물성 플랑크톤인 규조류는 환경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변화하는 특징 때문에 과거 환경과 기후 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연구 결과 4200년 전 제주에서 모래 입자 퇴적물과 부유성 규조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극단적인 기후 변화 속에서 제주도 내 폭우와 강수량 증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제주가 매우 건조한 상태였다는 기존의 가설을 뒤엎는 내용이다. 특히 이런 결과는 앞으로 제주도 습지 연구가 기후 변화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연구팀은 중위도 지역 대류권 상층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강하게 부는 바람인 서풍 제트의 남하와 제주도 강수량 증가가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서풍 제트가 고위도에서 저위도로 남하하면서 강수대가 제주도와 중국 남부에 머물렀고 그로 인해 제주도를 포함한 특정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우가, 다른 지역은 극심한 가뭄을 겪는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현재의 기후 변화 역시 서풍 제트의 이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오늘날의 이상 기후 문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4200년 전 이상 기후 사건 당시 기후와 환경 변화를 바탕으로 향후 제주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장기적인 기후 패턴 변화를 연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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