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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강의실 창밖으로 제주의 겨울바람이 분다. 제주대학교에서 환경정책론을 가르치며 학생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단순한 수업을 넘어, 이 섬의 현재와 미래를 다시 묻는 과정이었다. 학생들과의 토론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환경 문제를 기술이나 예산의 문제로만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정책은 결국 가치의 선택이며, 그 선택에는 명확한 책임이 따른다는 인식이 분명했다. 환경정책은 자연을 지키는 일인 동시에 사회적 형평을 다루는 문제이며, 누가 혜택을 보고 누가 위험을 감수하는지 묻지 않는 정책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는 점을 스스로 짚어냈다. 제주는 지금도 수많은 정책 실험이 진행되는 공간이다. 그러나 정책의 성패는 결과보다 과정에서 결정된다. 충분한 정보 공개와 주민 참여, 불편한 질문을 허용하는 태도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신뢰를 얻기 어렵다. 환경정책은 속도를 내는 행정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쌓아가는 공공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한 학기를 마치며 느낀 가장 큰 희망은 학생들이다. 이들은 제주를 떠날 대상이 아니라, 바꿀 수 있는 공간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제주의 환경정책은 앞으로도 수많은 갈림길에 설 것이다. 그때마다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 끝까지 묻는 태도, 그것이 이 수업이 남겨야 할 가장 중요한 결과라 믿는다. <고기봉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비전임교수>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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