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라일보] 50여 년 전, 필자는 밭일에 나가신 선친을 대신해 마을 도로 건설 사업과 풀베기, 쓰레기 청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새마을운동이 제주도에 상륙했던 때다. 그 이후로 제주도는 새마을 노래처럼'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히고'하면서 개발에 돌입해, 반세기 동안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간 환경은 도외시됐고, 도시계획은 요원했다. 새 도로를 내면서는 환경을 무시한 채 자로 잰 듯이 획일적으로 추진했고, 초가집은 적절히 보존함이 없이 아파트와 주택들로 무질서하게 채워졌다. 또한 유구한 세월 동안 존속했던 하천들은 부지불식간에 마구잡이로 정비돼 버렸고, 바다는 오염돼 예전처럼 각종 해초와 고기들을 볼 수 없게 된 지 오래됐다. 이는 반세기 동안 개발 중심의 사업을 시행한 데 따른 심각한 부작용들이다. 지금 오름과 곶자왈을 비롯해 자연은 만성질환 환자가 됐고, 바다도 겉보기와는 달리 속으론 몹쓸 중병에 걸려 있다. 이제 우리는 이들이 죽기 전에 당장 치유해서 살려내야만 한다. 이게 바로 개발휴식년이 필요한 이유다. 필자는 최소한 5년 이상은 필요하다고 본다. 이 휴식년 기간 중에는 그간 난개발하면서 발생한 여러 복잡한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포클레인으로 확 밀어버렸던 하천을 가능한 원형 수준으로 복구하고, 도민의 공유재산인 먹는 물은 그 누수율을 확 줄이면서 양돈농가에서 배출되는 폐수는 원천 차단해야 한다. 또 바다 오염의 가장 큰 원천인 화학비료 사용에 대해서도 현명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최근 심각한 문제로 부상한 주차, 교통 및 도로 확충 문제는 함께 엮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늘 느끼는 바지만 위험하고 보기 흉한 간판들과 여기저기 부착된 플래카드도 조례 제·개정을 통해 엄격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지금이라도 먼 미래를 내다보는 도시계획을 도민들의 합의하에 제대로 만들어내야 한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보다 낮더라도 도시계획과 환경 보호가 잘 돼있어 삶의 질은 훨씬 높은 국가들이 많다는 사실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자신들의 의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근대 들어 각종 기술과 학문이 발달하면서 태생한 토목공학이 최근 환경의 중요성이 반영되면서 토목환경공학으로 발전했는데, 청정이 핵심가치인 우리 제주에서만큼은 환경이 더 중시되는 환경토목공학이어야 한다. 이 환경도 이제는 친환경을 넘어서 필환경(必環境)으로 가야 한다. 이는 모든 일에 있어 환경이 최우선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반세기 동안의 개발로 파생된 문제들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경제활력을 찾을 뿐만 아니라, 도민들과 후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제주도의 청정 이미지가 더욱 제고되면서 관광객들도 제주를 사랑하고 꾸준히 방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은 전 제주도 국제관계대사·전 브루나이 대사>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