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오피니언
[정구철의 월요논단] 스포츠, 평화를 잇는 또 하나의 언어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입력 : 2026. 01.26. 01:00:00
[한라일보] 2026년, 어느 때보다 화해와 평화가 필요한 시대인 지금 모든 종류의 갈등을 풀어내기 위한 도구로 스포츠는 매우 유용하다. 스포츠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다. 언어와 이념,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세계 공통의 언어다. 전쟁과 갈등의 시대마다 스포츠는 '평화의 도구'로서 놀라운 역할을 해왔다. 정치와 외교가 풀지 못한 매듭을 스포츠가 느슨하게 만들어왔고, 때로는 화해의 길을 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제1차 세계 대전 초기 벨기에 전선 전역에서 발생한 암묵적인 정전 사건이 있다. 최전선에서 치열하게 교전을 나누던 영국군과 독일군 장병들이 암묵적으로 교전을 멈추고 성탄 선물을 교환하며 즐비한 양군 시체들을 치우고 서로 축구공을 차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는 크리스마스 휴전(Christmas Truce)이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이러한 교류 이후 이 곳의 전투는 모양만 있고 철저히 서로를 존중해 살상행위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1971년 미국과 중국의 '핑퐁 외교'는 냉전의 벽을 허문 상징이었다. 작은 공 하나가 양국의 대화를 시작하게 했다. 근래에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한 장면 역시 전 세계를 감동시켰다. 선수들은 국가의 대립을 넘어 한민족의 화합된 미래를 함께 꿈꿀 수 있었다. 스포츠가 평화를 만드는 힘은 단순한 감동을 넘어선다.

스포츠의 사회적 기능의 하나로서 인간에 대한 존중과 공정한 경쟁, 그리고 상호 이해의 가치가 있다. 규칙을 지키며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상대를 적이 아닌 동반자로 인식한다. 패배를 인정할 줄 아는 겸손, 승리를 나누는 배려는 평화를 이루는 기본 덕목이기도 하다.

점차 확대되는 분쟁과 전쟁으로 국제 사회는 다시 긴장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스포츠의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 경기장은 국적과 인종을 넘어 감동과 연대가 피어나는 공간이다. 관중석의 응원과 악수, 눈물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보편적 공감을 경험한다. 특히 어린 세대에게 스포츠는 상대를 존중하고 협력하는 법을 배우는 가장 자연스러운 배움의 공간이다. 물론 스포츠가 모든 갈등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신뢰와 교류의 무대를 열어주는 힘은 분명하다. 난민 선수단이 올림픽 무대에 서는 장면은 인간의 존엄과 평화의 희망을 상징한다.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극복하고 어우러지고 웃으며 뛰는 순간, 평화는 이미 시작되는 것이다. 스포츠는 인간을 이해하고 세상을 잇는 언어다. 경기장에서 흘리는 땀과 눈물, 아름다운 장면에 보내는 격려의 함성은 전쟁보다 강한 화해의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스포츠는 바짝 얼어있는 관계를 녹여 평화를 이루게 하는 또 하나의 길이다. 폭력과 파괴, 비인간적 야만성을 내포한 전쟁이 그치고 민족들간 화해와 평화의 소식 듣게되는 새해를 기대한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