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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 화장에 막힐 뻔한 제주 4·3 행불인 찾기 기사회생
과거사 정리법 개정 법률안 국회 본회의 통과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화장 금지
유해 일괄 화장시 신원 확인 못해 유족들 반발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6. 01.30. 11:42:02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진행된 희생자 유해 발굴 작업.

[한라일보] 제주 4·3당시 다른 지역 형무소에 수감됐다가 행방불명된 4·3수형인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다시 열렸다.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해에 대한 일괄 화장을 금지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4·3 유족들은 타 지역 형무소에 수감된 후 행방불명된 4·3수형인들이 한국 전쟁 직후 전국 각 지역에서 집단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국내에서 발굴된 희생자 유해에 대해 신원 확인 절차도 없이 정부가 일괄 화장할 경우 영영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없다고 우려했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이하 과거사 정리법) 전부 개정법률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제주4·3 행방불명 희생자 유해 찾기를 본격화 한다고 30일 밝혔다. 과거사 정리법 개정안은 6·25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해를 일괄 화장 후 안치하는 것을 금지했다.

전국 각 지역에 서 발굴된 민간인 학살자 유해를 그대로 보존해 유족에게 봉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또 개정안은 유해 발굴 전담 부서 신설과 유족 채혈을 통한 과학적 신원 확인 체계도 명시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는 대전 골령골, 경산 코발트광산, 김천형무소 등에서 발굴돼 세종시 추모의집에 임시 안치된 유해를 4000여구를 일괄 화장해 합사하려는 계획을 세워 4·3유족들의 반발을 샀다. 정부가 일괄 화장해 합사하려는 유해에 4·3 희생자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4·3 당시 제주에는 형무소가 없어 수형인들은 전국 15개 형무소에 분산 이감됐다.

4·3사건 추가진상보고서에 따르면 대전형무소, 대구형무소, 김천형무소에 수감됐다가 행방불명 된 4·3 희생자는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난 2023년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 중 일부가 유전자 감식 등을 통해 4·3 희생자란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후 경산 코발트광산에서도 처음으로 4·3희생자 유해가 확인됐다. 대전 골령골과 경산 코발트광산은 한국 전쟁 직후 민간인 수천명이 집단 학살돼 암매장 된 곳이다.

제주도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오는 2월 26일 출범하는 제3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와 협력해 4·3 희생자 명예회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4·3 희생자의 실질적인 명예회복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행방불명된 마지막 단 한 분의 유해를 끝까지 찾고, 4·3 희생자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등 국가 폭력의 아픔을 치유하도록 행방불명인 신원 찾기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안 통과를 계기로 과거사의 상처를 씻고 화해와 상생의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제주4·3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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