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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 세금 들인 하수시설인데.. 국가로 넘어갈 판
道, 공유수면 무단 설치 시설 철거 명령에 "면제해달라" 신청
법상 원상회복 의무 면제시 시설 소유권 국가 또는 지자체 귀속
해수부 "전례 없어 귀속 주체 검토 필요" 市 "정부 협의 후 판단"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6. 02.03. 16:18:55

제주서부하수처리장 전경

[한라일보] 속보=제주 서부지역 해안가에 공공 하수처리시설 십 수개를 무단 설치해 제주시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은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이하 본부)는 각 시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면 하수 처리난이 빚어진다며 철거 의무를 면제해달라고 신청했지만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진다해도 문제는 남아 있다. 도민 세금을 들여 설치한 공공 하수처리시설의 소유권이 국가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3일 해양수산부와 제주시 등에 따르면 바다와 해안가 등 공유수면에 시설물을 무단 설치한 자가 법이 정한 예외 조건을 충족해 원상 복구 의무를 면제 받는다해도 모든 제재에서 자유로워 지는 것은 아니다.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이하 공유수면법)에 따라 공유수면 내 불법 시설이라도 도로로 이용되고 있거나, 국방과 자연 재해 예방 목적으로 설치한 경우,해양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철거가 불가능 할 경우 원상회복 의무를 면제 받을 수 있다.

본부가 무단 설치한 하수처리시설은 도로 또는 국방·자연 재해 예방 시설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없어야 철거를 피할 수 있다.

단 공유수면법은 이런 예외 조건에 해당해 원상회복 의무를 면제 받더라도 해당 시설 소유권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 귀속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큰 비용을 들여야하는 원상복구를 면제해주는 대신 소유권을 박탈하는 방식으로 또다른 제재 장치를 둔 것이다.

앞으로 쟁점은 하수처리시설이 원상회복 의무 면제 대상으로 판정됐을 때 소유권을 누가 갖는지에 모아진다.

법에는 귀속 주체가 국가와 지자체로 명시돼 규정대로라면 하수처리시설들은 도 소유로 그대로 남겨둘 수도, 국가로 귀속될 수도 있다.

만약 이들 시설이 도 소유로 그대로 남게되면 하수 처리난 우려를 덜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공유수면 무단 설치 시설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법 제정 취지가 모두 무력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반대로 국가로 귀속되면 소유권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도민 세금을 들여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설치했음에도 국가에 사용료를 내고 이용해야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본부 감독 기관인 도는 원상 회복 의무 면제시 소유권을 누가 갖는지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민간이 아닌 지자체 시설이 공유수면 위반 시설로 판정돼 의무 면제를 신청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도는 "공유수면은 국유 재산이기 때문에 해수부 판단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고, 해수부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유수면 관리청이자 본부에 철거 명령을 내린 시는 "원상회복 의무가 면제될 경우 소유권을 누가 갖는지에 대해선 해수부와 협의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철거 처지에 놓인 공공시설은 16개 간이중계 펌프장 연관 시설이다. 간이 중계펌프장은 각 가정에서 발생한 하수를 지표 면까지 끌어 올려 정화 능력을 갖춘 공공하수처리장에 보내는 시설로, 지난 2002년 서부지역 해안가 마을 공유수면 2500여㎡에 설치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조사 결과 실제 점·사용 면적은 이보다 2배 이상 넓은 6200여㎡인 것으로 드러나 철거 절차를 밟고 있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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