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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지난해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 허가 지연으로 제주항에 미리 배치한 크레인 비용만 지출하는 혈세 낭비가 계속되고, 또 이를 비판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한 공무원은 "지역 언론이라면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은 제주의 미래를 위한 일인데, 탓을 할 거면 허가를 빨리 안 해주는 정부를 탓해야지, 왜 제주도에게 화살을 돌리냐는 것이었다. 복잡한 심경이야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순 없었다. 정부 측 그 누구도 원하는 시기에 허가를 내주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아무런 보장도 없이 덜컥 크레인부터 갖다 놓은 건 제주도였다. 잘못이 명백한데 지역 언론이라고 마냥 제주도 편을 들라는 건 '눈 감고 아웅' 해달라는 소리와 다름없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 허가가 나와 지난해 10월 제주 최초의 국제무역 항로가 개설됐지만 이번에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제주도는 칭다오 선사가 충분한 화물을 확보하지 못해 손실을 보면 그 비용을 보전하기로 약속했는데, 물동량이 턱없이 적어 2개월 만에 7억원을 지급했다. 그해 선사가 왕복 5.5회 운항했으니 한번 오갈 때마다 1억원 이상을 지출한 셈이다. 칭다오 선사야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니 걱정할 게 없지만,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어려운 도민 사회엔 근심이 쌓여갔다. 오영훈 지사는 지난해 말 도정질문에서 "투자 없이 기대 수익은 있을 수 없다. 항로가 안정화하려면 1~2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여론을 달래기엔 부족했다. 이건 손해를 보면 오로지 개인이 책임지는 주식 투자가 아니다. 도민 우려를 덜려면 어느 시기엔 이 정도 수요가 있어, 이만큼 수출입이 이뤄지고, 이때쯤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는 식의 명확한 근거라도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찾아볼 수 없다. 도정이 지금까지 제시한 건 한 해 제주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전부 칭다오 노선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 그저 바람뿐이다. 그래서 칭다오 선사와 협정을 맺기 전에 투자 심사부터 거쳐야 했다는 지적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투자 심사에서는 전문기관이 비용 편익(B/C)과 정책적 타당성을 검증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장밋빛 전망만으로 도민 사회를 달래는 것보단 백배 천배 더 낫다. 그러나 제주도는 투자 심사 대상인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예산부서 의견에도 뭐가 그리 급한지 서둘러 협정을 맺었다. 뒤늦게 투자 심사 대상인지 판단하겠다며 부산을 떨고 있지만 이미 배는 뜨고 말았다. 이제는 돌아갈 길이 없다. 어떻게든 제주~칭다오 항로를 성공시켜 소중한 도민 세금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사태만큼은 막아야 한다. 여야, 경제계, 시민사회, 학계를 막론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면 그 누구의 손이라도 잡아야 한다. 그런데 그건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투자 없이 기대 수익은 없다"는 진부한 말로는 도민 사회에 이해를 구할 수도, 들끓는 여론을 달랠 수도 없다. <이상민 정치경제부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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