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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AI가 인간의 판단과 선택을 빠르게 대체하는 시대다. 알고리즘은 영화와 음악을 추천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상담 문장까지 제안한다. 편리함은 커졌지만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물음 앞에서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은 중요한 방향을 제시한다. 아들러는 인간을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목적을 향해 방향을 정하는 존재로 보았다. 그는 인간이 저마다의 목표와 가치, 반복되는 선택의 패턴, 곧 '삶의 공식'을 가지고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 사람은 "나는 운이 없다"고 주저앉지만, 또 다른 사람은 "이 경험을 통해 성장하겠다"고 선택한다. 조건이 아니라 목적을 향한 해석과 선택이 삶을 만든다는 것이다. 문제는 AI가 사고의 일부를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이 공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기술은 자료를 정리하고 초안을 작성하며 반복 업무를 자동화한다. 그러나 편리함이 커질수록 질문은 날카로워진다. AI의 답을 그대로 수용할 때, 우리는 '선택하는 존재'에서 '반응하는 존재'로 이동하는 것은 아닐까? 판단과 실험의 과정이 줄어들수록 삶의 공식은 점차 고정될 위험이 있다. 특히 AI 시대는 새로운 열등감을 불러온다. 번역과 작곡, 그림까지 기계가 인간보다 빠르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라는 불안을 느낀다. 그러나 아들러가 말했듯, 열등감은 퇴보의 증거가 아니라 성장의 출발점이다. 비교 속에서 움츠러들 것인가, 아니면 공동체를 향한 새로운 기여 방식을 모색할 것인가는 여전히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해답은 AI를 거부하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기준을 잃지 않는 것이다. 아들러가 강조한 목적성과 사회적 관심, 그리고 용기를 삶의 중심에 두고 AI를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예컨대 글을 쓸 때 초안을 전부 맡기는 대신, 먼저 자신의 관점과 구조를 세운 뒤 AI를 활용한다면 사고는 확장되면서도 주도권은 유지된다. 학생 자료를 정리할 때도 문장 다듬기는 맡기되, 질문의 방향과 가치 판단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AI는 목적을 대신 세워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더욱 필요한 태도가 '느림의 선택'이다. 즉각적인 답 대신 질문을 던지고, 숙고하고,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해 보는 과정이다. 편리함을 택할 것인가, 사고의 훈련을 택할 것인가는 결국 개인의 용기 문제다. 삶의 공식이 고정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AI의 답을 그대로 수용하는 대신 끊임없이 수정하고 실험하며 재해석해야 한다. 결국 핵심은 선택이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나는 내 삶의 공식을 지키며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인간은 여전히 목적을 향해 방향을 정하고, 공동체를 향해 기여하며, 스스로의 삶을 설계하는 존재다. AI 시대에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선택하는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해야 할 때다. <우정애 아들러심리전략연구소 대표>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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