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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1990년 등단한 시인이자 평론가 서안나가 평론집 '타자와 감각의 변주'를 펴냈다. 저자는 계간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해 시집 '립스틱발달사', '애월'과 평론집 '현대시와 속도의 사유' 등을 펴내며 시와 비평을 병행하며 문단 활동을 넓혀온 제주 출신의 문학인이다. 이번 평론집에는 시적 텍스트를 통해 타자의 고통과 소외된 존재들의 육체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써 내려간 비평적 기록을 담았다. 제노사이드(집단학살)에서 예멘 난민까지 역사적 참사와 개인의 상흔이 남긴 장소성 등을 들여다본다. 41명의 시인들의 작품을 해석해 '타자의 육체', 'B급 문화와 비주류의 전복성', '아카이브적 육체와 전시되는 감정', '새로운 육체의 방식' 등 4부에 나눠 실었다. "무자기축년 그 험악한 시절에 / 조 갈고 보리 갈던 밭을 뒤로 허고 / 안거리 밖거리 뒤로 허고 / 퐁낭거리 뒤로 허고 / 땅 설고 물 설은 길을 떠나 / 혼으로도 넋으로도 돌아오지 못한 / 무등이왓 영혼영신님네"(김수열 '날혼'의 '무등이왓 땅살림굿' 중) '제노사이드의 비극성과 장소의 혼'이라는 제목의 비평에선 시인 김수열의 '날혼'을 꺼내든다. 4·3의 아픔을 노래한 김수열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날혼'은 굿시 형식을 통해 4·3이라는 제주의 아픈 역사를 위무한 작품이다. 저자는 '날혼'에 실린 장시 '무등이왓 땅살림굿'에 대해 "무자기축년에 무등이왓(무등이 밭 혹은 들판)에서 대량학살된 '몰명'의 영혼들을 조농사에 초대해 예술가들과 함께 농사짓자는 청원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기존의 시 작업에서 심방이 대리자가 돼 4·3때 죽은 영혼들을 현재로 초대했다면, 이 장시들에서는 시적 화자가 직접 심방의 역할을 수행하는 특징을 보인다"며 "'무등이왓'에서 '땅 살림굿'을 행하는 이유는 무등이왓이 4·3때 대량학살 당한 이들이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라고 풀어냈다. "장소의 혼이란 특정 장소가 가진 고유한 정체성과 분위기를 의미한다"는 크리스티얀 노르베르그 슐츠의 저서 '장소의 혼'의 문장을 덧붙인 저자는 "시에서 시적 화자인 '나'가 직접 중개자가 되어 죽은 영혼을 굿에 초대하고 동네 주민과 예술가를 굿판에 초청하는 이유 역시 무등이왓이 지닌 '장소의 혼'에 주목하기 때문"이라고 해설했다. 또 강중훈·이종형·김수열·하종오·한명희의 시를 중심으로 제주 4·3과 예멘 난민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폭력의 재생산에 관한 윤리적 책임도 질문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시는 개인의 상처만을 다루지 않는다. 시대의 은폐된 폭력과 일상의 미세한 균열을 흡수하며, 의미를 고정하려는 모든 권위적인 손길로부터 기어이 탈주한다. 이 평론집은 이 존재들의 숨결에 귀를 기울인 기록"이라고 전한다. 달아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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