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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눈물 닦아줄 참된 위로의 장소 되길"
28일 천주교 제주교구 '중문 치유와 평화의 기념성당' 기공식 열려
내년 7월 완공 목표로 기념탑 등 조성… 기존 중문성당은 기억관 활용
문창우 교구장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교황 4·3메시지 요청 계획"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6. 02.28. 17:45:05

28일 중문성당 뒤편에 새로 지어지는 중문 치유와 평화의 기념성당 기공식에서 오영훈 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등 내빈들이 함께 참석해 첫 삽을 뜨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언젠가 이 성당을 찾을 다음 세대가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그들은 아픔을 숨기지 않았고 증오에 머물지 않았으며 생명으로 역사를 건너갔다.'"

28일 오후 '중문 치유와 평화의 기념성당'(이하 기념성당) 기공식에서 천주교 제주교구 문창우 교구장은 이런 말로 강론을 마쳤다. 중문성당 신자 등 참석자들은 앞으로 새로 지어질 기념성당이 "4·3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는 안식처"가 되길 기도했다.

기념성당은 1957년 건축된 기존 중문성당이 품은 비극의 역사에서 출발했다. 제주4·3 당시 중문 지역 집단 학살터 중에서 가장 참혹한 죽음이 벌어진 곳이 지금의 중문성당이 들어선 일제 강점기 신사터였다. 그곳에서 희생된 인원은 71명이다. 중문성당은 4·3의 영령들이 묻힌 땅에 신자들이 돌을 날라 지은 조그만 성당이었고 몇 차례 증축하며 오늘날의 모습이 됐다. 이런 배경으로 천주교 제주교구에서는 2018년 10월 중문성당을 '제주4·3 기념성당'으로 선포했다. 성당 한편엔 4·3 기념 십자가와 기념비도 설치됐다.

28일 중문 치유와 평화의 기념성당 기공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진선희기자

28일 열린 중문 치유와 평화의 기념성당 기공식에서 문창우 제주교구장이 강론을 하고 있다. 진선희기자

중문성당 뒤편에 자리하게 될 기념성당 규모는 대지 면적 4132㎡, 건축 면적 647.56㎡, 연면적 1388.62㎡에 이른다. 2027년 7월 준공을 목표로 뒀다.

기공식에 앞서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중문성당 고병수 주임신부는 "총 8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라며 '청국장 신부'로 불리는 황창연 신부가 30억 원 상당을 기부하면서 건립 사업의 물꼬를 텄고 현재까지 1만여 명의 신자가 힘을 보태는 등 전국에서 동참의 손길이 모이고 있다고 전했다. 황창연 신부는 "4·3희생자들을 위해 기억하는 공간, 아픔이 있는 분들을 치유해주고 평화를 찾는 공간을 만드는 일에 함께할 수 있어서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건축 설계를 맡은 김정신 단국대 명예교수는 "5% 경사의 남북 역삼각형 모양의 대지는 기승전결의 배치 개념을 적용해 진입 공간, 기념탑, 전면 광장, 성당으로 구성했다"며 "기존 성당은 1957년 건축된 원래의 부분을 중심으로 리모델링해 '치유와 평화의 기억관'으로 활용한다"고 했다. 이 중 '화해와 상생의 탑'으로 명명될 15m 높이의 기념탑은 4·3을 의미하는 4개의 기둥과 3개의 길,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고 덧붙였다.

28일 중문 치유와 평화의 기념성당 기자회견. 왼쪽부터 고병수 주임신부, 황창연 신부, 문창우 제주교구장, 김정신 명예교수. 진선희기자

문창우 제주교구장은 기념성당이 "제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참된 위로의 장소, 치유의 장소가 되길 바란다"며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기간에 방한하는 레오 14세 교황을 건립 프로젝트에 맞춰 제주에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교구장은 "WYD를 앞두고 이 성전의 의미를 담은 백서를 만들 계획"이라며 "세계사적인 상황와 관련해 4·3이 지닌 치유와 평화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정식으로 교황님의 제주 방문 또는 4·3희생자를 위한 메시지를 요청드리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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