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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농한기에 슬쩍… 폐감귤·나무 무단투기 ‘눈살’
수확철 끝나 발길 뜸해진 틈타 투기 비일비재
5t 미만 폐기물은 행정 권한 밖… 토지주 부담
“몇달 밭에 안 갔더니 영문 모를 쓰레기 가득”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입력 : 2026. 03.04. 16:20:00

부패감귤.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농한기를 틈 타 도내 농지 곳곳에서 폐기물을 무단으로 버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인근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도 없는 외곽지에서 투기가 벌어져 배출자를 찾기 힘들뿐더러 5t 미만의 폐기물은 토지주가 직접 처리해야 해 농민들의 한탄이 나오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에서 감귤을 재배하는 A(60대)씨는 지난달 자신의 밭에서 버려진 폐나무를 발견했다.

A씨는 “두 달간 밭에 안 가다가 슬슬 농사 준비를 하려고 방문해 보니 나무가 뭉텅이로 버려져 있었다”며 “너무 황당해서 읍사무소에 신고했더니 양이 작으니 직접 처리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자신의 트럭으로 폐나무를 몇 차례에 걸쳐 인근 폐기물처리센터로 직접 옮겨야 했다.

또 다른 농민 B(50대)씨는 자신의 밭에 누군가가 폐나무와 썩은 감귤이 무더기로 버렸다고 토로했다.

B씨 역시 행정당국에 문의했지만 처리 방안을 찾지 못해 폐감귤을 직접 폐기했다. 폐나무의 경우는 동네를 수소문해 배출자를 직접 찾은 뒤 동사무소를 통해 처리를 요청했다.

이처럼 농한기에 폐기물을 농지에 무단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폐기물이 소량일 경우 토지주가 직접 배출자를 찾거나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4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5t 미만의 폐기물은 농지에 무단투기되더라도 행정에서 배출자를 찾거나 대신 처리하지 않는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농지 또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5t 미만이면 생활폐기물로, 5t 이상이면 사업장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생활폐기물은 자진 처리가 원칙이며, 5t 이상 사업장 폐기물은 행정당국에 배출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고 무단투기할 경우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행정시에서 배출자를 추적한 뒤 형사고발을 진행한다.

올해 1~2월 농지 무단투기가 적발돼 검토 중인 사례는 서귀포시 2건이다. 제주시에는 접수된 신고건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위 사례들과 같이 소량의 폐기물이 무단으로 버려질 경우 토지주들은 사비와 시간을 들여 폐기 처분해야 하는 만큼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농민 A씨는 “적은 양이라도 내 밭에 남의 쓰레기가 있는 걸 보면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어르신들 밭에 이런 투기가 발생하면 처리도 곤란하고 농사도 힘들어지게 되는 만큼 행정의 적극적인 조치와 시민의식 함양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귀포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말까지 폐감귤류 등 농산물류 폐기물 무단투기 집중 지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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