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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곳에 궤펜이오름 4개 [한라일보]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성판악지소 바로 동쪽 516도로변 오름이 물오름이다. 표고 838.6m, 자체높이 114m다. 남동쪽으로 말굽형 화구가 가파른 비탈을 이룬다. 1996년 제주도가 발행한 '제주의 오름'이라는 책에는 물오름을 대표지명으로 하고, 괴팽이, 수악(水岳)을 병기했다. 1995년 오름나그네라는 책에도 물오름이라 했다. 헷갈리는 것은 여기서 북동쪽으로 1.5㎞ 지점에 세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있는데 2023년 발행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의 오름지도'에는 큰궤펜이(792.1m), 샛궤펜이(757m), 섯괴펜이(774m)라 표기된 점이다. 1995년 '오름나그네', 1996년 '제주의 오름'이라는 책에도 나온다. 그러므로 이 일대에 같은 지명 오름이 4개가 있는 셈이다. ![]() 한라산 주봉 바로 앞에가 성판악. 정면 마은이와 그 뒤쪽으로 정상에 건축물이 보이는 것이 물오름. 오른쪽으로 궤펜이오름이 보인다. 김찬수 이런 기록을 볼 때 '물오름'을 포함한 궤페니오롬, 궤펭이오롬, 괴편이오름 등 고유어 지명과 고편악(孤片岳), 고편리악(古片里岳), 고편악(高片岳), 고편니악(高便尼岳), 묘악(猫岳) 등 한자표기 지명이 검색된다. 이 한자 표기 지명들은 모두 특별한 뜻을 반영했다기보단, 현지에서 부르는 발음을 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묘악(猫岳)이라는 표기는 괴편이오름의 '괴'를 훈가자로 썼다. ![]() 물오름. 정상에 제주항공무선표지소 시설이 보이고, 분화구가 골짜기를 형성한다. 김찬수 고유어는 한자어로, 한자어는 고유어로 궤페니오롬, 궤펭이오롬, 괴편이오름 등의 뜻에 대해서 '궤', '괴' 등은 '바위굴'을 뜻하는 제주어, '펜'은 표준어 '팬', 즉 '쪽'이라거나 굴이 팬(파인) 오름이라는 데서 붙은 지명이라고 설명한 예가 있다. 그렇다면 이 오름에 바위굴이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언급 자체가 없다. 다만 오름나그네라는 책에는 큰궤펜이오름(792.1m, 괴펜이오름의 주봉으로 표현)에 높이 약 5m, 길이 45m의 굴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 해도 이런 대규모의 동굴을 궤라고 하지는 않는다. 화발악(花發岳)이라고 하는 기록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궤펜이'를 '곶핀이' 즉, '꽃핀이'로 인식하고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 마은이 혹은 마흐니로 불리는 오름과 그 뒤로 물오름이 보인다. 김찬수 고룡병악은 '높을 고(高)'에 '룡(龍)'을 더했는데 이는 '룡'의 어두 발음 'ㄹ'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그러면 '고'+'룡'은 'ᄀᆞᆯ'이 된다. 다음에 나오는 '병(並)'이란 '고르다'의 뜻을 가진 한자로서 제주어에서는 '고르다'를 '골르다'로 발음하므로 '골'을 나타내려고 동원한 글자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골르다'란 '위가 평평해 고르다'의 뜻으로 쓴 것이다. '악(岳)'은 '오름 악'자이므로 오름의 제주어 '올(오리)'을 표현하려고 쓴 글자다. 따라서 고룡병악이란 'ᄀᆞᆯ른ᄀᆞᆯ오리'다. 제주어에서 병을 '펭', 병굽을 '펭굽', 병풍을 '펭풍'이라 한다. 그러므로 고룡병악의 '병악'은 '펭악'이라 했을 것이다. 'ᄀᆞᆯ'은 'ㄹ'이 탈락하면 'ᄀᆞ'가 된다. 'ᄀᆞᆯ'이란 '골짜기가 있는'의 뜻이다. '괴펭악', '괴펜악', '괴편악', '괴페니오롬', '궤펭이오롬', '괴편이오름' 등은 이렇게 발생한 지명들이다. 고유어가 한자로, 한자가 고유어로 바뀌는 과정이다. 물오름이라는 지명도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 오름이 위가 평평해 'ᄆᆞ르오름'이라고 불렸음을 의미한다. 물오름의 정상에는 제주항공무선표지소가 있다. 정상부가 넓고 평평하다. 이 오름은 위가 평평하고 골짜기가 두드러진다. '마흐니', 위가 평평한 'ᄆᆞ르' ![]()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마흔지(亇欣旨)'란 '마흔ᄆᆞ르'다. '두한봉(斗漢峯)'의 두(斗)는 '말 두'자이므로 마한봉을 표기한 지명이다. 사한니악(沙閑尼岳)의 사(沙)는 '모래 사'이므로 모래의 제주어 '몰레'로서 'ᄆᆞᆯ’'(말)을 표기하려고 동원했다. 마하니오름과 마하악(馬下岳) 역시 '마'로 시작한다. 이 지명들은 하나같이 '마'가 들어 있다. 이것은 이 오름을 'ᄆᆞ르'로 불렀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저 단순히 'ᄆᆞ르이'라고 부르던 것이 축약과 연상 과정을 거치면서 'ᄆᆞ른이', 'ᄆᆞ으니', 'ᄆᆞ흐니' 등의 변화를 거친 것이다. 이것이 한자로 표기되면서 다양한 형태가 나왔다. 위가 평평한 'ᄆᆞ'오름이란 뜻이다.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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