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사회
기름 없는 주유소?… 제주, 악기상 땐 공급 "대책 없다"
풍랑경보 발효된 3·1절 연휴 동안 유조선도 발 묶여
“4일간 휘발유 없이 주유소 운영… 매출 피해 막심”
이란 사태로 유가 불안정까지 덮쳐 업계 우려 커져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입력 : 2026. 03.12. 15:30:00

지난 10일 제주지역의 한 주유소.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3~4일 정도 휘발유가 거의 없는 상태로 주유소를 운영했어요. 주유소에 기름이 없다고 하니까 손님들도 놀라죠.”

제주가 도서지역이라는 지리적 한계로 인해 기상악화 때마다 기름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도내 주유소 업계에 따르면 A주유소는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받지 못해 지난 5일 저녁부터 9일 오전까지 휘발유가 동난 채로 영업했다.

A주유소 관계자는 “일주일 치 휘발유 5만ℓ를 주문했는데 정유사가 기름이 없다면서 7000ℓ만 공급해 줬다”며 “경유는 저장탱크가 커서 비축해 둔 양으로 판매가 가능했지만 휘발유는 바로 바닥이 나서 손님들을 계속 돌려보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루에 차량 300대 정도가 주유소를 이용하고 이중 70% 이상이 휘발유 고객인데 3~4일 정도 휘발유 손님을 거의 못 받았다”며 “휘발유만 따져도 하루 1500만원 손해고, 더 큰 문제는 손님들에게 ‘기름 없는 주유소’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석유판매대리점으로부터 기름을 공급받는 B주유소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B주유소 관계자는 “2만ℓ를 주문했는데 4000ℓ, 7000ℓ 이런 식으로 조금씩 나눠서 공급이 됐다”며 “다행히 간당간당하게 버텼지만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잦아질까 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제주항 전경. 한라일보 DB

이 같은 상황은 제주 전 해상에 풍랑경보가 내려진 지난 3·1절 연휴 동안 기름을 운송하는 유조선이 출항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C석유판매대리점 관계자는 “당시 해상 날씨가 안 좋았고 정유사 본사 석유공장과 제주 물류센터에 모두 재고가 없어서 수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적은 양의 기름을 주유소 전체에 나눠야 하니 조금씩 공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유사 본사 공장에서 제조한 기름은 유조선을 통해 통상 2~3일에 한 번씩 제주에 있는 각 정유사 물류센터로 운송된다. 이후 도내 석유판매대리점 3곳이 각각 계약을 맺은 주유소들로 기름을 공급한다.

하지만 지난 연휴처럼 2~3일 동안 악기상이 지속된다면 제주에는 기름을 공급받을 길이 아예 막히게 된다. 특히 태풍이 잦은 여름·가을철에는 기름 공급 비상이 종종 발생한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여기에 최근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이란 사태까지 겹치면서 도내 주유소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 유가가 출렁이면서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기 때문이다.

D정유사 제주물류센터 관계자는 “악기상으로 기름 공급이 멈춘 시기와 이란 사태 발생 직후가 겹치면서 유가 불안정에 대비해 기름을 채우려는 운전자들이 늘어 기름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라며 “기름은 국제 정세와 직결된 분야이기 때문에 수급 차질이 반복되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한라일보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