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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지난해 8월 광주에서 '남도한바퀴'로 이름 붙인 관광지 순환 버스에 오른 적이 있다. 버스를 타고 하루 동안 전라남도 구석구석 돌아보도록 각기 다른 코스로 짜여진 관광 상품이었다. 안내를 맡은 해설사는 버스가 이동하는 중간중간 그 지역에 자리 잡은 문화유산, 그곳이 배경이 된 문학 작품 이야기 등 남도의 매력을 풀어냈다. 이날 선택한 여정의 끄트머리쯤 들어 있던 운주사 와불은 탐방로 정비 공사 중임을 참가자들에게 미리 공지하지 않아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등 아쉬움이 컸지만 그걸 빼면 기대 이상이었다. 만족감을 높여준 곳 중 하나가 점심시간에 맞춰 도착한 재래시장에서 맛본 연잎밥이다. 해설사가 추천해준 몇 가지 음식 중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식당의 간판 메뉴였다. 양산을 써도 바깥의 한여름 볕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오전 일정 끝에 마주한 데다 찬거리까지 정성이 느껴져서 그 소도시에 대한 호감도가 올랐다. 여름날의 기억이 떠오른 건 이즈음 축제 음식을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오면서다. 축제장 바가지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근래엔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퍼지면서 한순간에 이미지가 추락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월 전국의 '2026~2027 문화관광축제' 27개를 발표하면서 지난 2년간 전문가와 소비자, 지역 주민 평가 결과와 바가지요금 등 부정적 문제 여부, 수용 태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제주도에서도 지난 2월에 축제장 바가지요금 발생 시 예산 보조율 페널티 등 '제주도 지정축제' 퇴출 계획을 내놨다. 이상 기후로 특산물을 이용하거나 개화 시기에 맞춰 개최하는 축제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젊은 층이 줄어드는 마을에선 운영 인력마저 부족한 게 현실이지만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연례행사처럼 치러지고 있다. 과연 그 계절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대개의 축제장에 빠지지 않은 음식 부스를 보면 불편한 마음이 적지 않다. 꼭 그 축제가 아니어도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마을 자생 단체에서 수익 사업을 명분으로 파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축제명을 살려 음식 특화 거리를 조성했는데도 정작 행사 기간엔 연계가 안 되는 사례도 봤다. 인근 가게로 이끌어도 좋을 듯한데 애써 축제장 안에 음식 판매용 천막을 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문체부에서는 글로벌축제까지 지정하며 'K컬처 종합 체험장'으로서 잘되는 문화관광축제를 키우고 있다. 제주에서 한 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20억원 가까이 지원되는 축제들이 때마다 불거지는 '예산 낭비'의 표적이 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기억하고 드러내기 위해 축제를 시작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축제는 방문자들에게 문턱이 낮은 행사여서 한 번이라도 경험했던 이들이 한마디씩 거든다. 자칫하면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 되지만 상식은 통해야 하지 않겠나. 꽃구경 잔치를 벌였다면 핵심 콘텐츠에 집중하도록 판을 까는 것처럼 말이다. <진선희 교육문화체육부국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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