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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성의 한라시론] 어른을 위한 도덕 수업, 존중과 배려
김용성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4.16. 02:00:00
[한라일보] -우리 같이 가위바위보-

가위와 만나면

바위는 달처럼 동글동글 웃지

가위가 두 팔로 바위 토닥토닥 안아주어서

바위와 만나면

보는 마음이 훨훨 날아갈 듯 가벼워

바위가 흔들림 없이 늘 든든하게 중심 잡아주니까

보와 만나면

가위는 가슴 속 가위표 후련하게 잘라내

보가 가위 상처 포근포근 감싸고 보듬어 주거든



'우리 같이 가위바위보'는 어떤 점에서 가위바위보와 다를까? 가위바위보는 이긴 자와 진 자를 전제로 '이기기 위한' 게임이며 삶의 '경쟁적인' 면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가위는 바위 잘라보려다 상처 나고, 바위는 보를 짓누르려다 갇히고, 보는 가위마저 통으로 엮으려다 피해 보기도 한다. '이기는' 게임만 할 순 없다는 점에서 동시 '우리 같이 가위바위보'는 사회 윤리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가위가 바위를 만나면 두 팔로 토닥토닥 격려하면 어떨까? 바위는 보가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딱 잡아주면 어떨까? 보는 가위의 상처를 포근포근 감싸고 보듬어주면 어떨까? 생김새와 특기, 성격이 다른 가위와 바위와 보가 '자기중심적 사고'에만 갇혀 있기보다 서로에 대해 존중하고 배려하며 '크게 하나'가 돼보는 건 어떨까? 가족과 친구 사이에서도 오해와 갈등은 많다. 그만큼 '존중과 배려'에 대한 실천은 지금까지 지녀온 습관과 인식까지 근본적으로 돌아보는 걸 전제로 한다.

'우리 같이 가위바위보'는 '현실적인 인간관계'를 뒤집어 바라본다. 서로 마음을 헤아리고, 승패라는 결과보다 함께하고 있다는 과정에 집중해 '온기' 확산에 초점을 맞춘다. 손가락을 펴고 접는 그 짧은 0.1초 사이에 무엇을 낼까 고민하는 그 설렘은 어쩌면 마음이 통하는 따뜻한 순간이다.

'각자도생'의 현실에서 내가 낸 보가 누군가에게 포근한 덮개가 되어준다는 발상이 꼭 이상적일까? 아이들은 위 동시를 읽으며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그려본다. 각박한 현실 말고 '우리 같이 가위바위보'도 통하는 그런 세상에서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세상은 냉정하고 거칠지만 그래도 살아볼 만하다는 걸 어른들이 보여주었으면 한다.

적어도 부모와 자녀 사이에선 '우리 같이 가위바위보'가 충분히 실천됐으면 한다. 차가운 어른 마음에도 위 시처럼 '존중과 배려'의 온기가 서로에게, 나아가 사방으로 퍼졌으면 한다. 자기도 모르게 세상 모든 일을 이기고 지는 문제로만, 이해관계 중심으로만 당연하게 보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자. 개인 성향을 넘어 '존중과 배려'는 누구나 기저에 지녀야 할 기본 소양이다. '존중과 배려'를 남으로부터 누리려면 누군가를 굴복시키려는 마음부터 내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위로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도 마음먹기가 필요한 세상이다. '우리 같이 가위바위보'처럼 '존중과 배려'를 아이들이 실천해 가는 세상을 어른들도 함께하길 고대한다. <김용성 시인·번역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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