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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7주년/ 에너지 대전환 시대 어디까지 왔나] 2035 탄소중립 현실과 과제
재생에너지 생산·이용 선도… 에너지 인프라는 '병목'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입력 : 2026. 04.22. 02:00:00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전기차 보급 10.7%로 전국 평균 3배 수준… 충전 인프라는 부족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 계통관리 해제에도 전력망 포화 '걸림돌'
초기 단계인 도민 투자 재생에너지 연금… 올해 관련 조례 제정




[한라일보] 이재명 정부는 2026년을 에너지 대전환 시대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 제주도 역시 203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재생에너지 발전 확충, 그린수소 도입 등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전력망 포화와 충전 인프라 부족, 신규 발전사업 지연 등 구조적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제주의 현실과 과제를 짚어본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내면서 재생에너지 기반의 에너지 전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주가 재생에너지 대전환의 선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는 오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정·상업용 에너지는 물론 대중교통과 대형 운송수단, 도심항공교통(UAM), 선박 등 도내 모든 에너지원을 100%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ㅣ전기차 보급, 속도는 빠르지만 인프라 병목

정부는 지난달 제주 타운홀 미팅에서 2035년까지 도내 모든 신규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도 전역에서 RE100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10년이나 걸릴 필요가 있느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정책 추진 속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도내 운행 등록 전기차는 4만4226대로 보급률은 전국 평균의 3배 수준인 10.71%다.

제주도는 2013년부터 전국 최고 수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시행해 왔으며 올해도 총 6351대 보급을 목표로 403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러한 정책 효과로 지난해 제주 지역 개인 차량 구매자 3명 가운데 1명은 내연기관 차량 대신 전기차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부터 수소차 민간 보급이 본격화되며 운송 분야 탄소중립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보급 속도를 충전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1대당 충전기 수는 경기도가 8.9기인 반면 제주는 1.77기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현재 제주에는 1만655기의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됐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 분석에서도 충전기가 1% 늘면 전기차 등록 대수는 1.24%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전 인프라 확충이 전기차 보급 확대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제주도는 올해 2억원을 투입해 기존의 운영 중인 급속 충전기 10대와 완속충전기 40여 대를 교체하고 신규 충전시설 확충에도 나서고 있지만 급격히 증가하는 수요를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ㅣ계통관리 해제됐지만 전력망 한계 여전

풍력과 태양광을 기반으로 한 제주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도내 총 발전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24년 도 내 16개 변전소 모두가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된 이후 1㎿를 초과한 신규 발전사업 허가는 잠정 중단됐다.

최근 제주의 전력계통 내 수급 관리 역량이 개선됨에 따라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이 해제됐고 한국전력공사는 그동안 잠정 중단된 신규 태양광·풍력 발전 허가 검토를 재개했다.

정부는 현재 1.2GW인 제주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30년까지 3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도 역시 해상풍력 사업을 확대하고 공공건물과 민간 주택을 중심으로 태양광 설치를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전력망 인프라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계통관리 지정이 해제된 이후에도 변전소 용량과 송배전망 한계를 이유로 상계거래 방식의 계통 연계가 제한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전력을 판매하거나 사용 전기량을 차감받는 상계거래 방식의 계통 연계가 막히면 태양광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은 오로지 해당 건물에서만 소비해야 한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전력 인프라의 용량 부족으로 상계거래 방식의 연결이 제한되고 있다"며 "관련 시설과 장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ㅣ재생에너지 연금… 도민 참여 모델 '시험대'

제주도가 추진 중인 '재생에너지 연금 제도' 역시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제도는 제주에서 생산되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사업에 1000만원을 투자하면 연간 최대 18%, 180만원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기본소득 정책과도 맞물리며 관심을 모았다. 다만, 대규모 풍력 발전사업이 상업운전을 시작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본격적인 수익화는 2030년대 중반 이후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현재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 시 주민참여계획을 의무화하는 '제주 태양광발전사업 허가 조례(가칭)' 제정을 준비 중이다.



ㅣ향후 과제

제주가 탄소중립 섬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넘어 에너지 시스템 전반의 운영 방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 비중이 높아질수록 출력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수요관리(DR) 등 전력 수급을 조정할 수 있는 기술과 제도를 함께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린수소 생산과 활용 기반을 마련하고, 도민 참여형 에너지 시장을 활성화하는 제도적 기반도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전력 운영 체계와 시장 구조까지 전환해야 제주형 에너지 전환 모델이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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