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문화
쪼그라든 예산 "전국 꼴찌"… 공연장의 발견
[리뷰] 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 대회·제31회 제주연극제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6. 04.26. 17:18:58

지난 22일 대한민국연극제 제주 대회 시상식이 끝난 뒤 비인 공연장에서 대회에 참가한 4개 극단 단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제주도 지역 예선 지원금이 전국에서 꼴찌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예선전을 치러서 본선에 나가는 한 극단에 주는 예산보다도 적어요." 지난 22일 저녁 제주콘텐츠진흥원 비인 공연장. 제31회 제주연극제를 겸한 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 대회(이하 대회) 시상식 축사에서 한국연극협회 박현순 이사장이 제주도 관계자들을 향해 꺼낸 얘기다. 박 이사장은 "저를 포함한 연극인들이 양질의 공연을 만들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드리는 말"이라면서도 "지원금의 최종 수혜자·소비자는 도민들"이라며 향후 개선을 당부했다.

실제 작년 대비 올해 대회 예산은 약 41% 줄었다. 제주도에선 "연극협회 제주도지회의 요구에 따라 전년 이상으로 계획했지만 심의를 거치며 불가피하게 삭감됐다"고 했다. 예산이 쪼그라드는 와중에 2개 극단은 대회 참가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열악한 여건을 딛고 지난 15일 개막해 4개 극단이 이틀 간격으로 공연을 이어간 대회에선 예술공간 오이가 '4통 3반 복층 사건'으로 본선 티켓(본보 4월 24일자 13면)을 따냈다. 이 대회를 위한 초연작이 없는 현실에서 제주의 정체성을 품고 지역 연극인들이 진정성 있게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빚어낸 극단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단체·개인상 6개 부문 중에서 4개를 휩쓴 예술공간 오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대표 예술단체 지원사업' 공모에 2년 연속 선정되는 등 극단 활동에 탄력을 받고 있는 곳이다.

이 대회에서는 가변형인 비인 공연장도 주목을 받았다. 극단별로 많게는 223석, 적게는 143석을 설치해 아이디어를 살린 무대 연출을 펼쳤다. 객석 맨 앞줄에 앉았을 땐 배우의 눈가가 촉촉해지는 모습(극단 가람의 '길')이 보이는 등 관객과 가까이서 호흡 가능한 가변형 소극장의 이점 덕에 몰입도가 높아졌다. 매년 열리는 대회인데도 공연장을 전전해온 터라 이곳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관객 발길도 꾸준했다. 연극협회 도지회에 따르면 최대 90%의 좌석이 차는 등 4회 동안 객석 점유율이 평균 75%였고 회원(무료)을 제외한 유료 관객 비율은 76%였다. 이전 대회와 비교해 관객 호응도가 고무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홍보 마케팅은 소극적인 편이었다. 온라인 예매 방식이 뒤늦게 공지됐고 통합 관람권 등 관객 발굴 이벤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단순 경연 대회가 아닌 제주연극제라는 명칭을 내건 만큼 달라져야 한다.



■한라일보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