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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가만히 떠올리기만 해도 나지막한 슬픔이 되는 이름이 있다 당신에게도 말하지 못한 늙은 어머니의 투병기 같은 것 절기와 물때를 따라 텅 비는 날이 많았던 마당과 골목을 버린 아이들은 거북등대가 보이는 바닷가에서 스스로 자라는 법을 배웠다 사금파리 위에 반짝이는 빛은 바다를 건너오는 것이라고 수평선 너머가 궁금했던 아이들이 하나둘 마을을 떠나자 잣담이 내려앉은 밭들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풍경들은 조금씩 허물어기도 했지만 바다는 여전히 푸르고 몸이 조금 불편할 뿐 정신은 맑은 골목길 팽나무는 갈수록 품이 넓어져서 어떤 지명들은 가만히 입술 위로 옮기기만 해도 견딜 수 없는 반성이 된다 ![]() 삽화=배수연 앓고 있는 늙은 어머니 같은, 아직도 슬픔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름'은 아이들을 키우고 잣담이 내려앉듯 몸이 무너지도록 정신의 품을 넓혔으니 할 일을 다 했다. 그 속에서 반성이 없는 사람들만 바다 주변에서 흐릿하고 '지명'을 입에 옮길 수 없는 마른 입술을 한 채 수평선을 바라볼 뿐이다. 귀덕, '슬픔'은 본래의 올바름으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이제나저제나 앓고 있는 어머니의 긴 기다림에 호응할 수 있을까. <시인>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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