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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플러스] “괴로움 덜고 만나는 평안”… 길 위에서 나를 찾다
오는 24일 불기 2570년 ‘부처님 오신 날’
제주 곳곳 사찰 만나며 걷는 불교 순례길
복잡한 생각 벗어나 내면에 집중하는 경험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6. 05.22. 03:00:00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을 설치한 극락사. '절로 가는 길' 중 '보시의 길'에 포함돼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사찰 처마 끝에 스치는 바람도 잠시 고개를 숙인다. 그 바람결에 풍경이 울리면 숨도, 걸음도 잔잔해진다. 이맘때 이곳에는 수많은 바람과 희망을 매단 색색의 연등이 출렁인다. 부처의 자비와 지혜를 되새기며 평안을 바라는 마음이다.

제주의 길 위에서도 그 마음을 만날 수 있다. 섬 곳곳의 사찰을 잇는 불교 순례길이다. 이를 따라 내딛는 걸음걸음이 복잡한 생각을 덜어내고 내면에 집중하는 경험을 선물할지 모른다. 오는 24일은 불기 2570년 '부처님 오신 날'이다.



ㅣ 관음사부터 불탑사까지… 제주관음순례길

제주관음순례길은 관음사와 약천사, 법화사, 불탑사를 찾아가는 여정을 모두 3코스로 구성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이 2022년 선보인 '제주도 순례프로그램'이다.

코스는 한라산 650m 기슭에 자리한 관음사에서 시작된다. 관음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사로, 제주의 30여 사찰을 총괄하는 중심이다.

관음사 누리집 소개를 보면 '신증동국여지승람'은 관음사가 고려 시대부터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다만 오늘날의 모습은 1969년 대웅전을 시작으로 새로 지어진 것이다. 관음사는 유교를 국가 통치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에 소실됐다가 1908년 다시 지어졌지만, 1948년 제주 4·3 당시 모든 전각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1코스(관음사 순례길)는 관음사부터 산천단~남국사~시민복지타운 광장까지 10㎞로 이어진다. 2코스(약천사·법화사 순례길)는 법화사~법화사지 사거리 등을 거쳐 약천사에서 끝나는 4.1㎞ 코스다. 3코스(불탑사 순례길)는 도심 산책로인 사라봉공원과 별도봉, 4·3 당시 잃어버린 마을(곤을동) 등을 지나 불탑사까지 가는 7.3㎞의 여정이다.

제주시 삼양동에 있는 불탑사에는 도내에서 유일한 고려 시대 석탑(원당사지 오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높이 4m가량의 석탑이다. 현재 보물 제1187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으며, 제주의 고려사 연구에 있어 역사·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은 제주관음순례길을 안내하는 팸플릿을 통해 "부처님의 수행은 안락한 집을 떠나 길을 걸으면서 시작됐다"며 길에서 길을 찾는 수행, '순례'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걸음걸음마다 마음을 돌아보면 자신을 괴롭히고 힘들게 했던 집착의 감정들이 사라지고 마음이 텅 비게 된다"며 "순례는 마음이 답답한 현대인에게 단순하게 걷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욕심과 집착을 걷어내는 수행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ㅣ 최장 코스 161km… 절로 가는 길

제주관음순례길보다 먼저 문을 연 순례길도 있다. 제주불교성지순례길 '절로 가는 길'이다. 2012년 관음정사에서 관음사까지의 '지계의 길'을 시작으로 모두 6개의 길이 도내 사찰을 잇고 있다. 보시의 길, 인욕의 길, 정진의 길, 선정의 길, 지혜의 길 등이다.

서귀포 지역 사찰 15곳을 지나는 '선정의 길'(총거리 39.6㎞)은 선덕사, 용주사, 법성사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 천제사에 닿는다. '절로 가는 길' 누리집에는 이 코스를 '어리석음에서 벗어난 지혜의 길'이라고 소개하며 "햇살이 내리쬐고 물빛이 반짝이는 바다를 보고, 푸른 잎으로 하늘을 가린 숲길이 나오는 이 길에 들어서면 불교적 명상을 통한 휴식"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가장 긴 코스인 '지혜의 길'은 총거리가 161㎞에 달한다. 서귀포시 남원읍 선광사에서 출발해 서쪽으로 빙 돌아 성산읍 동암사에서 끝맺는 코스다. 이 안에선 크고 작은 사찰 22곳이 순례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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