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2026 JDC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1)연재를 시작하며
매일 흐르는 뉴스 속에서 '얼굴'을 발견하는 일
미디어교육연구회 'ON'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6.10. 03:00:00
정보의 홍수 속 속도를 늦추는 '뉴스 슬로우 리딩' 제안
천천히, 그리고 깊게 뉴스를 읽으며 세상과 마주하는 여정




[한라일보] 학교 담장 너머 세상은 매일 수많은 뉴스로 가득 차 흐른다. 스마트폰 화면을 빠르게 넘기는 몇 초 사이에 아이들은 세상의 온갖 갈등과 사건을 접한다. 그러나 자극적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청소년들이 뉴스를 '소화'하는 방식은 파편화되어 있다. 댓글 창의 날 선 언어들을 그대로 흡수하거나, 나와 상관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기 일쑤다.

뉴스는 정말 교실 밖 타인들만의 이야기일까. 올해 연재팀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우리는 총 21회에 걸쳐 뉴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비판적 시선을 기르며, 끝내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교실 안팎의 생생한 리터러시 성장 기록을 전하고자 한다. 이번 연재는 세 개의 흐름(▶1부-뉴스 슬로우 리딩으로 회복하는 환대의 기록(1~7회) ▶2부-PBL로 배우는 리터러시(8~14회) ▶3부-뉴스에서 시작된 나의 이야기책(15~21회))으로 이어지며, 각 7회씩 독자들을 만난다.

1부에서는 뉴스를 '천천히 읽는 행위(Slow Reading)'가 어떻게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내 삶 주변의 약자와 타인을 향한 '환대'로 이어지는지 그 구체적인 수업 현장을 소개한다.



l 속도의 시대, 아이들의 시선이 납작해진다

스마트폰 화면을 위아래로 쓱쓱 넘기는 시간 단 3초. 요즘 청소년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평균적인 방식이다. 알고리즘이 배달해 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읽고, 곧바로 댓글 창으로 내려가 타인의 날 선 감정을 흡수한다. 세상의 온갖 정보와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점점 더 파편화되고 납작해진다. 정보의 '속도'에 함몰되어, 뉴스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얼굴'을 놓치기 때문이다.

한라일보 미디어 교육 연재의 첫 문을 열며, 우리는 일상의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실험을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뉴스 슬로우 리딩(News Slow Reading)'이다. 이는 단순히 글자를 천천히 읽는 물리적 행위만을 뜻하지 않는다. 텍스트의 행간을 톺아보고, 기사 속 숫자가 되어버린 인물에게 감정을 투사하며, 미디어가 짜놓은 프레임을 비판적으로 걷어내는 '깊고 주체적인 사유의 과정'이다.

첫 수업 시간, 아이들 앞에 긴 호흡의 사회 기사 한 조각을 펼쳐놓았을 때 아이들은 당황했다. "샘, 이거 3줄 요약 없어요? 너무 길어요." 늘 요약본과 스낵 컬처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뉴스 슬로우 리딩은 낯선 브레이크였다. "속도가 아니라 깊이로 읽는 거야. 기사 속 단어 하나에 머물러 보자"고 다독이며, 교실의 공기를 바꾸어 나갔다.



ㅣ사유의 근육을 키우는 4단계 활동

이날 수업은 청소년들이 뉴스를 빠르게 '소비'하던 습관을 멈추고 깊이 있게 '소화'할 수 있도록 사유의 단계에 맞춘 4가지 활동지로 진행됐다.

[활동 1] 단어 징검다리 : 기사를 소리 내어 천천히 읽으며 시선이 머문 단어나 문장 3개에 동그라미를 친다. 학생들은 빠르게 스캔할 때는 보이지 않던 '고립', '노동시간' 같은 구체적인 삶의 흔적들을 발견해 낸다. 한 학생은 "천천히 읽으니 그 단어가 얼마나 아픈 말인지 느껴졌다"고 적었다.

[활동 2] 행간의 실루엣 : 뉴스 속 팩트(fact)와 팩트 사이, 미처 기사에 다 담기지 못한 인간의 감정과 진실을 상상해 괄호를 채운다. 사건 당사자가 되어 가상의 인터뷰나 일기를 써보며, 아이들은 뉴스를 평면적 정보가 아닌 입체적인 '삶의 서사'로 받아들이게 된다.

[활동 3] 프레임 저울 : 뉴스가 세상을 보여주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헤드라인이 공정한지, 조회수를 위한 자극적인 문구는 아닌지 톺아본다. 언어의 뉘앙스를 분석하며 미디어가 특정 사건을 어떻게 프레임 안에 가두어 납작하게 만드는지 객관적으로 저울질해 보는 단계다.

[활동 4] 나의 리터러시 식탁 : 슬로우 리딩의 종착지는 언제나 '나의 일상'이다. 뉴스를 읽은 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실천할 다짐들을 하얀 접시 일러스트 위에 채워 넣는다. "자극적인 헤드라인에 낚여 쉽게 댓글 달지 않기" 등 성숙한 미디어 시민으로 나아가기 위한 약속들이 식탁 위를 채운다.



ㅣ천천히 읽는다는 것은 환대의 시작이다

수업을 마무리하며 한 청소년이 남긴 한마디가 깊은 여운을 남겼다.

"맨날 폰으로 볼 때는 그냥 숫자로만 보였는데, 한 문장씩 꼭꼭 씹어 읽으니까 기사 속 사람들이 진짜 내 이웃처럼 느껴졌어요."

정보를 빠르게 해치우는 초연결 시대에 뉴스를 천천히 읽는다는 것은 효율성에 대한 정중한 저항이다. 속도를 줄일 때 비로소 뉴스 속 타인의 고통과 기쁨이 보이고, 그들의 삶을 내 삶의 영역으로 기쁘게 맞아들이는 '환대'가 시작된다. 청소년들이 세상을 향한 다정한 시선을 회복해 가는 여정. 이것이 우리가 매주 교실 문을 열고 뉴스를 천천히, 그리고 깊게 읽어 내려가는 진짜 이유다. <연재팀/미디어교육연구회 'ON'>





수업 계획하기


▶수업 대상 : 청소년(중·고등학생)

▶수업 주제 : 뉴스 슬로우 리딩(News Slow Reading)의 개념 이해와 첫걸음

▶활용 자료 : 사회·문화적 성찰을 유도하는 긴 호흡의 기획 뉴스 및 심층 취재 기사

▶수업 성취 기준:

-뉴스 슬로우 리딩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던 습관을 성찰한다.

-기사 속 핵심 단어와 행간을 톺아보며 미디어의 프레임을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뉴스를 통해 타인의 삶을 공감하고, 주체적인 미디어 소비를 위한 액션 플랜을 수립한다.

▶활동 단계:

▷도입 : 나의 뉴스 소비 습관 돌아보기

-평소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볼 때 걸리는 시간 측정 및 나의 뉴스 소비 패턴 토크

-'3줄 요약'과 자극적인 헤드라인에 의존했을 때 발생하는 시선의 왜곡에 대해 질문 던지기

▷전개 : 뉴스 슬로우 리딩의 4단계 실천 활동

[활동 1]단어 징검다리 : 기사를 천천히 소리 내어 읽으며 시선이 머무는 단어와 문장 발견하기 [활동 2]행간의 실루엣 : 기사 속 객관적 사실(fact) 뒤에 숨은 인물의 감정과 진실을 유추해 기록하기 [활동 3]프레임 저울 : 기사의 헤드라인과 언어 표현이 지닌 프레임(편견/유도)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기

▷정리 : 나의 리터러시 식탁 공유

[활동 4]리터러시 식탁 : 하얀 접시 활동지 위에 주체적이고 정중한 미디어 소비를 위한 '나의 약속' 디자인하기

-모둠별로 실천 다짐 공유, 건강한 미디어 시민으로서의 첫걸음 선언하기

<공동기획: JDC · 한라일보 · 미디어교육연구회 'ON'>

<※이 기사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공동 기획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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