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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의 한라시론] 민선 9기, 영혼이 담긴 새로운 정책을 기대하며
김재희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6.25. 03:00:00
[한라일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마음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냥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누군가 알아서 하겠지.' 주어진 업무만 해도 하루는 바쁘게 지나가고, 정해진 일만 한다고 불이익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일을 맡으면 책임은 커지고 부담은 늘어나기 때문에 특별한 보상이 없으면 기존의 경계 안에서만 업무를 수행하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스스로 지역에 필요한 일을 발견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특별한 보상이 약속되지도 않았는데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내고 자발적으로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작년과 올해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역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공무원과 실천가 두 분을 만났다. 그분들은 본래 맡은 업무가 있음에도 지역 주민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일을 외면하지 않았고, 지역 안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어떠한 요인이 이분들을 그렇게 움직이게 한 것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하는 것인지 물어보았고, 두 분의 공통적인 대답은 뜻밖에 너무나도 단순했다. "그냥 지역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하는 거예요." 개인의 성과나 이익보다 지역사회에 필요한 일을 먼저 생각하고, 그것을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예전 직장의 선임 박사님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있다. "영혼을 담아 일해라."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일을 더 하라는 뜻인가?' 하는 부담감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정책연구자가 돼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의 무게와 의미가 더 깊이 마음속에 새겨진다. 진정한 의미에서 영혼을 담아 일한다는 것은 내가 하는 일에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는 태도이다. 또한 꼭 필요한 일이라면 망설임 없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이러한 태도야말로 공공의 재원과 도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깊이 새겨야 할 마음가짐이지 않을까?

민선 9기의 출발도 그런 마음에서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새로운 정책과 공약도 그 바탕에는 '도민에게 필요하니까 해야 한다'는 태도가 담겨 있어야 할 것이다. 기존 역할의 경계 안에 머무르기보다 도민의 삶에 필요한 일을 발견하고 함께 해결해 가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민선 9기가 단순한 행정의 교체나 새로운 구호의 시작을 넘어 지역사회 곳곳에서 영혼 있게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받고 힘을 얻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한 마음들이 모일 때 제주의 변화도 더 깊고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도 그 흐름 안에서 고령사회의 변화에 필요한 일을 더 깊이 고민하고, 영혼을 담은 정책연구를 수행하며 실천해 나가겠다. <김재희 제주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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