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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시홍 소설가와 신작 소설집 표지. [한라일보] 곤을동, 무등이왓, 자리왓 동네. 지금 그곳에 가면 안내판으로 잠든 제주4·3이지만 그의 소설 속에선 구체적 사연으로 살아난다. 심방(무당)에 빙의된 마음으로 넋풀이를 하듯 그 이야기들을 지금 여기에 불러냈다. '물음표의 사슬' '침묵의 비망록' 등 제주4·3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해 온 고시홍 작가의 신작 소설집 '동백꽃 무덤'(도서출판 도화). 표제작인 중편과 6편의 단편('할마님의 땅' '무등이왓의 똥돼지' '문전제' '왕돌거리의 늙은 폭낭' '청춘다방' '족보') 등 7편이 묶였다. 단편들은 과거와 현재와 교차하는 4·3 담론을 각기 다른 풍광과 시선으로 바라봤다. 표석 건립을 둘러싸고 "'잃어버린 마을'이 아니라 '빼앗긴 마을'이라 해얄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문전제'의 주인공처럼 작가는 "사고가 언어의 색깔을 분칠한다"는 말로 잔학한 국가폭력이 공동체 내부에 남긴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할 것을 주문한다. 맨 끝에 배치한 표제작은 작가가 '제주의 노천역사관'이라고 명명한 모슬포와 여순사건의 발원지인 여수를 중심축으로 전개된다. 동백이 상징꽃으로 피어난 제주와 여수의 비극이 두 지역에 한정되지 않음을 드러내며 "민중의 삶에서 국가는 왜 존재하며 역사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 4·3이 가해와 피해의 서사로만 구분될 수 없는 대단히 복잡한 사건임을 짚었다. 표제작의 한 대목에 이어 제주 방언으로 써 내려간 '작가의 넋두리'에도 이런 내용이 담겼다. "여전히 오른손잡이냐, 왼손잡이냐 하는 언어의 분칠, 아귀다툼은 가시지 않은 세상이우다. 언제면 이념의 녹조현상, 적조현상이 걷히고 양손잡이가 지배하는 날이 올 것인고마씀." ■한라일보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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