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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마을 안 길을 걷다 보면 어딘가 모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특출한 것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평범함 속에서 조용한 여유가 밀려온다. 번잡함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한달살이 혹은 일 년 살이로 여기에서 살면 인생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고 한다. 반응 또한 극찬에 가깝다. 마을 분위기가 사람의 마음에 힐링을 주는. 모여사는 정주공간을 중심으로 오름들을 둘러보면 지형적으로 오름들의 둥지를 형성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비오름, 개오름, 좌보미오름, 영주산, 백약이오름 등이 오래전부터 이 귀한 공간을 품어주고 있었으니 안온한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옛 이름 지명이 흥미롭다. 아홉 마리 용이 살았다고 하여 구룡밭, 구룡동이라 불리던 곳. 일설에는 원 지배 탐라총관부 시절에 궁마를 기르는 목감이 거주했다고 하며, 조선 후기 철종 때 구룡밭, 안밭, 짐댕이골 등 세 개의 자연마을이 형성됐다. 일제강점기에는 성읍2구로 불렸다. 1948년 4·3으로 마을이 폐쇄됐다가 1955년 복구와 함께 다시 삶의 터전이 되면서 성읍2리라는 마을명칭을 쓰게 됐다. 표선면 중산간 마을로 동쪽으로는 성산읍과 경계를 이루고, 북쪽으로는 구좌읍과 경계를 이루는 해발 200m 이상 고지대에 위치한 마을이기에 축산업과 밭농사를 주로 하고 있다. 가구 수는 100여 호 정도되는 오붓한 마을이다. 이 작은 규모가 엄청난 강점이요, 경쟁력이 되고 있다. 대표적 공감대가 '조용하다'이다. 시끄러움을 싫어하는 품성이 마을공동체에 그대로 녹아들어, 관광버스가 들어와 돈벌이를 할 수 있는 구조에 질색을 해온 것이다. 발전이라는 논리로 왁자지껄한 상업적 마인드를 제시하더라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평온 추구의 땅. 많이 알려져서 사람들이 찾아들면 장사로 큰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보편적인 자본주의 논리는 이 마을사람들에게 전혀 통하지 않는다. 개발위원들과의 대화에서 찾은 공통점이 있었다.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잘하는 것 중심으로 발전을 해도 할 것입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결기인가! 차별화된 특색이 곧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전략적으로 대동단결해 실천해 내는 모습에서 크나큰 귀감이 된다. 모방과 답습으로 정체성과 문화적 자긍심마저 파괴 돼버린 천박한 모습들을 주도한 사람들에게 성읍2리 마을공동체의 실천역량은 큰 회초리를 치고 있다. ![]() 김채욱 이장 2006년 더덕브랜드마을로 선정될 정도로 대표 농산물인 더덕은 전국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아쉬운 것은 20년 넘게 일관성을 가지고 품질경쟁력을 확보했으면 이에 상응하는 행정적 지원과 더욱 도약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함에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마을의 역사적 전통 중에 백약이오름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엄청나다. 백가지 약초가 자라는 약초의 보물창고였다는 사실을 그대로 오름 이름으로 삼아서 불러온 것. 옛날 초약꾼들이 귀한 약초를 캐러 반나절을 걸어 찾아왔던 그 생활문화가 서려 있는 오름이다. 그 전통적 가치와 정신적 배경이 가진 의미를 문화재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에 상응하는 행정기관의 각성이 요구된다. 불과 40년 전까지만 해도 초지로 덮여있던 곳이 지금은 나무 군락으로 변해 약초가 서식할 수 있는 기능이 파괴됐다. 산림청의 논리가 일방적 획일화를 가져와서 소중한 자연문화유산이 멸실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백약이오름 복원과 문화재적 위상을 만들어줘야 한다. 산림자원이 중요하다면 약초자원 또한 그에 뒤지지 않는다. 부가가치와 파급력은 더 높고. 힐링을 주는 조용한 농촌마을과 약초는 일맥상통하는 연결고리다. <시각예술가> 이 길의 의미 <수채화 79㎝×35㎝> ![]() 마을회관 앞 인공연못 <수채화 79㎝×35㎝> ![]() <제작 지원=제주특별자치도청>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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