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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치매는 궁극적으로 뇌에서 시작되는 병이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위축되고, 뇌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단순한 퇴행성 질환이 아니라 만성적인 신경염증 질환으로 이해하려는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장내 미생물이 이러한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로 떠오르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에서는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축적, 그리고 신경염증이 서로를 증폭시키는 악순환이 형성된다. 독성 단백질이 염증을 유발하고, 지속된 염증은 다시 독성 단백질의 축적을 촉진한다. 최근에는 이 악순환의 한 축인 신경염증을 조절하는 것이 치매 치료의 새로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 조절 인자 가운데 하나로 장내 미생물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인체의 전신 염증은 뇌와 간, 골수, 림프계, 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면역 네트워크에 의해 조절된다. 장은 외부 유해 물질을 차단하고 면역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기관이다. 정상적인 장내 미생물은 식이섬유를 분해해 단쇄지방산을 생성하는데, 이는 장벽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을 통해 뇌에 도달해 신경염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장과 뇌는 신경, 면역계, 호르몬을 통해 긴밀히 소통하며, 이를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 부른다. 결국 건강한 장은 건강한 뇌를 유지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장내 세균의 불균형이 유발하는 만성 염증은 알츠하이머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혈관성 치매에서는 염증이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뇌혈류를 손상시키며, 파킨슨병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에서도 장의 염증 반응이 신경 손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장벽이 약해지는 '새는 장 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 발생하면 장내 독소가 혈류를 통해 혈뇌장벽을 통과해 신경염증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뇌 축을 통한 전신 염증 조절은 뇌에만 초점을 맞췄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장 건강까지 함께 관리하는 새로운 치매 예방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전신 염증을 줄이고 뇌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통곡물, 지중해식 식단은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돕고, 정제당과 초가공식품은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비피더스균 등 유익균)와 이들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이용한 장내 미생물 조절이 치매 예방과 치료의 새로운 전략으로 연구되고 있다. 또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치매 예방과 진행 완화를 위해서는 뇌의 병변뿐 아니라 장 건강을 포함한 전신 환경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식이섬유와 발효식품을 늘리고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작은 실천이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궁극적으로 뇌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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