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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평화 선언 넘어 제도화로 ‘평화갈등영향평가’
현치훈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7.21. 03:00:00
[한라일보] 평화는 갈등이 없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이해와 가치의 충돌을 폭력과 배제 없이 다룰 수 있는 제도와 사회적 역량이 있어야 지속될 수 있다. 평화학자 요한 갈퉁도 평화를 폭력의 부재를 넘어 정의로운 관계와 제도가 작동하는 '적극적 평화'로 설명했다.

최근 제주에서는 강정항, 제2공항, 대규모 개발사업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도민사회의 신뢰를 흔들고 공동체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세계평화의 섬 제주'는 개발과 안보의 필요가 인권과 공동체의 가치와 충돌할 때 이를 어떤 원칙과 절차로 조정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

이에 제주만의 '평화갈등영향평가'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정책과 사업의 구상 단계부터 도민의 안전과 인권, 공동체의 신뢰와 제주의 평화 정체성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갈등영향분석에 평화·인권·공동체의 기준을 더해 고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기존 평가와 조사 내용을 되풀이하는 '옥상옥'이 아니라 각종 평가 결과를 연계·종합하는 전략적 사전검토 절차로 설계해야 한다. 전문가와 주민대표가 참여하고 전문기관이 조사와 분석을 지원하는 구조도 필요하다.

갈등이 발생한 뒤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은 매우 크다. 사전 숙의는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한 투자다. 평화갈등영향평가는 선언으로서의 평화를 행정의 원칙과 절차로 구현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현치훈 국제평화재단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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