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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아직 어린 농부가 돼가는 중
나유주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7.22. 03:00:00
[한라일보] 처음으로 모종을 잡고 흙을 손으로 아기 다루듯 조심스레 만져보았다. 흙을 옆으로 쓸어내어 모종을 심는데 혹여나 연약한 식물이 다칠까 손이 떨렸고 심장도 빠르게 뛰었다. 아마 지금쯤 녀석은 흙 속 깊은 곳으로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을 것이다. 식물에게 새 집을 선물하고는 책임감과 함께 진짜 보호자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처음 식물에게 물을 주러 밭으로 가보니 어느새 새순이 쑥쑥 돋아나 있었다. 그제야 식물이 죽을까 조마조마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물뿌리개는 생각보다 무거웠지만, 물을 주는 내내 마음은 상쾌했고 이 소중한 생명을 가꿀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물을 준 후에는 잡초들이 식물의 영양분을 빼앗지 못하도록 손으로 뽑아냈다. 일을 마치고 나니 손가락 사이에 흙이 묻어 있었지만 코끝에 스치는 흙냄새가 나쁘지만은 않았다. '나도 정말 농부가 되어가나 보다' 하는 생각이 스치면서 잘 자라준 식물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일상에는 지금은 존재하지만 곧 사라질 것들이 참 많이 보인다. 식물이 자라 열매를 맺고 씨앗을 퍼뜨린 뒤 시들어 죽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영원하지 않고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소중한 생명들을 어떻게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까. 텃밭을 가꾸며 배운 책임감 속에 그 답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유주 제주북초등학교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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