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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건강보고서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70)열사병
여름 기온 점점 오르면서 열사병 환자도 지속적 증가 추세
심부 체온·의식 이상 유무가 일사병·열사병 구분 중요 지표
경각심이 필요한 위험한 질환… 빠른 인지·대처·예방 필요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입력 : 2026. 07.24. 03:00:00

더위를 피하고 있는 시민들. /사진=한라일보DB

[한라일보] 2024년 5월 23일 제12보병사단 신병 훈련소에서 전국민을 분노케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중대장인 강모 대위는 박일병을 포함한 6명의 신병이 생활관에서 잡담을 했다는 이유로 27℃ 기온의 야외에서 42㎞이 넘는 군장을 멘 상태로 연병장 뜀걸음, 왕복달리기, 팔굽혀펴기 등을 하도록 지시했다. 사실상 군기교육을 가장한 가혹행위를 가한 것이다.

결국 박일병은 의식이 저하되며 쓰러졌고, 열은 41℃를 넘어섰다.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결국 2일 뒤 열사병에 의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사망한다.

이 사례는 열사병이 어떤 환경에서 발생하며, 어떤 증상을 보이고 빠른 시간 안에 적절한 응급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어떤 경과를 보이게 되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강종연 제주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ㅣ 열사병은 무엇인가

인체의 체온은 뇌의 '시상하부'라는 부위에서 조절한다.

시상하부는 체온이 오를 시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와 간에서의 에너지 생성을 억제하고, 피부 모세혈관을 확장시키고 땀을 분비하는 등의 작용으로 열을 떨어뜨린다. 열사병은 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적절한 냉방이나 수분 섭취 등이 없을 시 뇌의 체온중추가 체온 조절 기능을 상실하여 체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이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는 질환이다.

더운 날씨에 장시간 마라톤을 하거나, 등산을 하거나 농사일을 하는 분들이 걸리기도 하고, 냉방이 잘 되지 않는 방에 오래 누워있다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ㅣ 일사병? 열사병? 차이는 무엇일까

일사병과 열사병. 둘의 차이가 있는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한마디로 일사병에서 더 진행하면 열사병이 될 수 있으며, 열사병이 일사병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일사병과 열사병의 가장 큰 차이는 의식 변화의 유무이다.

'열사병환자는 땀을 내보내는 신체 기능이 마비되어 있어 피부가 건조하다'는 말은 사실 틀린 말이다. 실제로는 절반 이상의 열사병 환자가 땀을 많이 흘린 상태로 발견되는데, 이는 일사병에서 열사병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렸다'는 이유로 열사병을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실제로 임상에서는 심부 체온과 의식 이상 유무가 일사병과 열사병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제공- 제주대학교병원



ㅣ 열사병 의심 환자를 발견한다면

뇌경색, 심근경색이 촌각을 다투는 초응급 질환이듯, 열사병 또한 이에 못지않은 경각심이 필요한,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빠른 인지와 대처만이 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더운 날씨에 쓰러진 사람을 발견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 119에 신고하는 것이다. 이후 빨리 환자를 그늘로 옮기고 옷을 탈의하고 가능하다면 아이스팩을 양 옆구리, 사타구니에 채우거나 차가운 물로 온몸을 적셔 체온을 낮춘다. 선풍기가 있다면 도움이 된다.

열사병은 체온을 낮추는 중추신경계의 역할이 마비된 상태이므로, 해열제의 투약은 효과가 없다.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입으로 물이나 음료를 주는 행위는 절대 금기이다. 기도로 흡인되어 흡인성 폐렴이나 기도 폐색을 일으킬 수 있다.



ㅣ 열사병 환자의 치료는

열사병을 진단하는 검사는 따로 없다. 따라서 열사병 의심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뇌출혈, 뇌경색이나 기타 감염, 저혈당 등 의식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을 감별하는 검사를 진행하면서 체온을 낮추는 처치를 병행하게 된다.

급성 신장기능 부전, 간기능 부전, 횡문근융해증, 전해질 이상, 탈수, 쇼크 등이 병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대부분 입원치료를 하게 되며, 신부전이 진행하는 경우 투석이 필요하다.

의식 저하, 호흡저하나 지나친 빈호흡 등이 있을 시 기관삽관 및 기계호흡,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ㅣ 이상 기온, 더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

여름 기온이 점점 오르고 있고, 이에 열사병 환자의 숫자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더위를 잘 타지 않는 필자도 한계를 느낄 정도이다. 국내의 대다수의 인구는 실내에서 적절한 냉방을 할 수 있고, 수분섭취나 거동이 용이하여 더위를 느낄 시 조치를 스스로 취할 수 있다.

그러나 냉방이 잘 되지 않는 환경에서 거주하거나, 파킨슨 병, 치매 등 퇴행성 질환 내지는 외상에 의해 거동이 불편하신 고령의 환자인 경우 집에서 냉방이 잘 되지 않을 때 적절한 대처가 힘들어 열사병이 발생할 위험성이 증가한다.

모든 질환에 해당되는 말이지만, 열사병은 특히 예방이 중요하다. 더운 날씨에는 장시간의 야외 활동을 삼가도록 하고, 야외활동 시 그늘에서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섭취를 반드시 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열사병'이라는 질환이 가진 위험성을 알고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강종연 제주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건강Tip] 건강위협하는 폭염

제주지역에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과 제주도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을 통해 올해 집계를 시작한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제주의 온열질환자는 모두 36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은 숨졌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12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40대 8명, 50대 7명, 30대 4명, 20대 3명, 20세 미만 1명 등 모든 연령대에서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사병 등 다양한 유형으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폭염은 온열질환을 직접 유발할 뿐만 아니라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신장질환 등 기존 질환을 악화시켜 입원·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폭염중대경보 단계에서는 야외활동이나 작업 시 건강한 사람에게도 중증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물을 자주 마시고 시원한 환경에서 충분히 휴식하며 무더운 시간대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폭염 대비 건강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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