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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제주해변공연장은 명품 야외 공연장이다
이상철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8.06. 01:00:00
[한라일보] 호주 시드니항의 명물은 단연 오페라하우스이다. 범선과 조개껍질을 닮은 지붕으로 하버브리지와 어우러진 명소인데 200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파리 에펠탑, 바르셀로나 사그리다 파밀리아 등과 견줄만한 호주 사람들의 자랑이라 하겠다. 세계 여러 도시에는 교회와 성당, 관청, 오페라 하우스, 콘서트 홀 등은 저마다 그 도시의 품격을 높이며 훌륭한 공연장은 곧 시민의 자부심으로 존재한다. 2003년 3천억 원을 투자해 세운 싱가포르 국립극장인 에스플레러드 홀은 그 자체가 관광 대상이기도 하다. 야외공연장은 어떠한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언덕의 명물인 해로데스 아티쿠스 야외극장, 오페라 공연에 코끼리까지 등장하는 이탈리아 베로나의 원형경기장 등은 무려 2천여 년 전에 만들어졌으나 지금도 오페라를 비롯 각종 공연이 활발히 펼쳐지는 현재 진행형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제주해변공연장. 바닷가를 마주한 관객들을 가슴 가득 품은 모습으로 1995년 탄생한 야외 공연장이다. 엄청난 열기의 개관 기념 열린음악회를 시작으로 제주국제관악제, 탐라문화제, 제주해변예술축제 등 다양한 예술행사들이 무대를 장식하며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위안과 낭만을 나누어왔다. 이제는 어언 30여 년 세월 속에 쉬운 접근성, 탁 트인 바다의 매력과 함께 제주 문화 예술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여 국내 어디에도 견줄 바 없는 가장 제주다운 대체 불가의 명품 야외공연장이 되었다.

제주해변공연장이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혁신지구 후보지 공모에 선정되어 이를 헐고서 15층 복합 건물로 재건축한다는 소식이다. 그 운명의 위태로움을 속절없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해마다 여름이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제주를 찾은 음악인들의 찬사 속에 제주국제관악제의 주무대였던 해변공연장이 아니던가. 물론 재건축에 광장형 야외 공연장과 건물 내 실내 공연장이 포함되며 곧 공청회를 통해서 더 좋은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 한다.

필자는 우선 재건축으로 인해 역사적 정체성과 단일 건축물로서의 예술적 기능성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30여 년 전 야외 공연장 신축 예산 24억 원의 현재 가치와 당시 이를 추진했던 인물들의 노력과 함께 제주의 문화 예술 거점으로서 해변공연장의 공로와 확장성도 헤아려보자.

이시돌 목장에 맥그린치 신부가 도입한 테쉬폰과 한국전쟁 당시 병원으로 쓰였던 대정여자고등학교 내 돌담 건축물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다. 그 역사성에 기초하여 허물지 않은 결과이다. 제주해변공연장은 이미 제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서귀포관광극장의 어쭙잖은 예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상철 제주국제관악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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