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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1555년(명종 10) 5월 왜구는 70여 척의 배를 거느리고 전라남도 남해안 일대를 침략하며 을묘왜변을 일으켰다. 왜구들은 해남·진도·강진·장흥·영암 등을 휩쓸며 약탈과 노략질을 일삼았다. 조선 조정에서는 호조판서 이준경을 도순찰사, 김경석과 남치훈을 방어사로 임명하여 왜구 토벌의 임무를 맡겨 전장으로 내려보냈다. 이들은 전주부윤 이윤경 등과 함께 영암성에 머무르며 적을 무너뜨렸고, 인근 지역의 왜구마저 토벌하자 왜구들은 퇴각하였다. 퇴각하던 왜구들은 본토로 돌아간 게 아니고 제주로 다시 침입하였다. 1555년 6월 21일 제주목사 김수문은 왜선 40여 척이 보길도에서 바로 제주 앞바다로 와 1리가량의 거리에 닻을 내려 정박했다고 장계를 올렸다. 이른바 제주 을묘왜변의 서막이었다. 1000여 명의 왜구가 화북포에 상륙하여 곧바로 제주성으로 쳐들어왔다. 현재 오현교 아래 산지천을 사이에 두고 제주의 민군(民軍)과 왜구는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이 전투에서 제주의 날래고 용감한 기병 70명은 과감한 선제공격을 펼쳤고, 김직손·김성조·이희준·문시봉·김몽근 등 5인은 뛰어난 기마술과 궁술로 왜구를 무찔러 대승을 거두었다. 제주 을묘왜변은 조선 시대에 들어와 처음 겪는 대규모 외적의 침입이었고, 제주민은 이를 대첩으로 이끌어 시련을 극복하였다. 이는 비단 제주만의 승리가 아니었고, 조선 을묘왜변의 최종적 승리로 귀결한다. 그뿐만 아니라 을묘왜변 제주대첩은 일본과 한반도 및 중국과 연결되는 해상 요충지 제주를 왜구로부터 지켜냈다는 점에서 당시 동아시아 평화 정착에 기여한 바가 크다. 바로 이 점에서 오늘날 을묘왜변 제주대첩이 갖는 역사적 의미가 새롭게 조명될 수 있다. 사실 일찍이 '명종실록'(1555.07.07.)에는 을묘왜변에 대해 '영암의 수성(守城)과 제주의 파적(破賊)'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곧 전라남도 영암 지역은 성을 잘 지킴으로써 왜적을 물리쳤다면, 제주에서는 적을 격파하여 승첩을 거두었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을묘왜변은 왜구가 전라도 남해안을 침략하여 노략질하다가 제주를 다시 침략하였는데, 마침내 제주의 승첩으로 끝난 사건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제공하는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을묘왜변' 해설에는 그동안 '제주의 대첩' 사실이 빠져 있었다. 그런데 올해 7월 드디어 제주대첩 사실이 당당히 해설 말미에 수록되었다. 새롭게 해설이 추가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편 육지 이외에서도 승전보를 올렸는데, '명종실록'에 의하면 1555년(명종 10) 7월에 제주목사 김수문(金秀文)이 제주를 기습한 왜적 1000여 명을 정예병 70명으로 공격케 하여 많은 수의 왜적을 사살하고 대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제주도가 평안하게 되었으며 김수문과 공로를 세운 장병들은 국가로부터 포상을 받았다."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제주의 역사적 사실'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그간 여러 기관에서 펼쳐왔다. 2022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청과 도의회는 공동으로 을묘왜변 제주대첩을 조명하는 사업을 펼였으며, 제주연구원에서도 관련 학자와 전문가를 섭외하여 '을묘왜변 제주대첩' 책자까지 발간했다. 더 나아가 작년에는 을묘왜변 제주대첩 470주년을 맞는 행사까지 성대하게 열었다. 이처럼 우리 제주 역사에서 을묘왜변 제주대첩이 갖는 의미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필자도 이 작업에 일찍부터 참여하여 일정의 역할을 다해왔다. 그럼에도 항상 마음 한편에 무거운 압박감이 남아 있었다. 바로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을묘왜변 제주대첩의 사실을 수록시켜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작업을 제주도청 문화정책과 역사정립팀장과 주무관 및 소속 학예사가 이루었다. 이들이 관련 논문과 역사적 사료를 취합하여 정리한 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공문을 보냈고, 해당 집필자는 이 사실을 을묘왜변 해설에 추가하였다. 제주도청 해당 공무원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홍기표 문학박사·역사학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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